![후스크밋나운의 작품. 북레시피 제공](http://newsimg.hankookilbo.com/2017/07/27/201707271588709432_1.jpg)
종이인간
후스크밋나운 지음
북레시피 발행ㆍ160쪽ㆍ2만5,000원
이런 유치한 표현은 좀 미안하지만, ‘3D 페이퍼 아트’라 해서 책을 펼쳤을 때 종이가 벌떡 일어나진 않는다. 종이 대신 벌떡 일어서는 건 짧고도 유쾌한 상상이다. 책의 참맛은 한껏 묘사한다고 해봐야 한정적일 수 밖에 없는 글과 그림의 여백이 강제(?)하는 상상력 아니던가. 구겨진 종이를 이용해 블랙홀, 아니 화이트홀로 빠져들어가는 인물을 표지에다 그려둔 것부터 그렇다.
![파리를 잡자. 북레시피 제공](http://newsimg.hankookilbo.com/2017/07/27/201707271588709432_2.jpg)
‘종이인간’은 그냥 하얀색 종이 위에 장난스레 그림만 그렸을 뿐인데, 착시를 이용해 기묘한 재미를 주는 그림들을 모아뒀다. 잘 그렸다, 못 그렸다 하기 전에 그림 좀 그린다는 녀석들이 교실에 둘러앉아 킥킥대며 만들어낸 장난들 같아서 유쾌하다. 단순한 것도 있지만, 단순한 가운데 이런 효과를 내려면 어떻게 그렸을까 잠시 고민하게 만드는 그림도 있다.
![질주하는 자동차. 북레시피 제공](http://newsimg.hankookilbo.com/2017/07/27/201707271588709432_3.jpg)
![절벽을 건너는 사람. 북레시피 제공](http://newsimg.hankookilbo.com/2017/07/27/201707271588709432_4.jpg)
![하늘을 가르는 비행기. 북레시피 제공](http://newsimg.hankookilbo.com/2017/07/27/201707271588709432_5.jpg)
이 덴마크 작가의 이름은 ‘후스크밋나운’. 덴마크말로 ‘내 이름을 기억해달라’라는 의미라는데, 단번에 뇌리에 꽂히는 그림과 달리 이 예명을 제대로 기억하는 건 만만찮은 일이 될 듯싶다. ‘HuskMitNavn’으로 검색해보면 더 다양한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유럽 여러 미술관에서 전시한 작가답게 위트가 넘치면서도 은은한 맛이 배어 있다. 가위, 풀 등 다른 도구는 쓰지 않고 최대한 간략하게 그릴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고민했다는 후스크밋나운. 한국 독자들에게 이리 써뒀다. “필요한 건 종이와 펜뿐입니다. 여러분도 함께 즐겨주시기 바랍니다.”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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