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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고 ‘속초대란’ 1년… 1020 떠나고 4050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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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고 ‘속초대란’ 1년… 1020 떠나고 4050 남았다

입력
2017.07.13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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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장 출시ㆍ뜸한 업데이트 영향

700만 육박했던 이용자 급감

20대는 반토막 40대 이용자 최다

포켓몬고 이용자 변화
포켓몬고 이용자 변화

지난해 7월 12일 당시 한국에 출시되지 않은 증강현실(AR) 모바일 게임 ‘포켓몬고’가 강원 속초 지역에서 이용 가능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한바탕 난리가 났다. 속초는 ‘포켓몬고 성지’로 불리기 시작했고, 게임을 즐기려는 이용자들이 몰리면서 속초행 고속버스 티켓이 동 나기도 했다.

‘포켓몬고 대란’으로 표현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던 게임은 불과 1년 만에 열기가 식었다. 한때 700만에 육박했던 이용자 수는 10분의 1 밑으로 쪼그라들었고, 열풍을 주도했던 1020 이용자들이 떠난 자리엔 4050 열성 팬들만 남았다.

12일 스마트폰용 소프트웨어(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 3~9일 일주일 간 포켓몬고를 한 번이라도 실행한 이용자는 53만명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포켓몬고 이용자 수는 한국 시장 출시 첫 주(1월23~29일) 698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계속 감소했다.

눈에 띄는 건 연령별 이용자 비중 변화다. 출시 첫 주만 해도 10대와 20대 이용자가 각각 35%, 31%로 대다수를 차지했으나 지금은 40대(30%) 이용자가 가장 많다. 20대는 이용자 수가 절반이나 감소한 반면 50대 이상은 오히려 증가했다.

전국을 들썩이게 했던 포켓몬고의 인기가 오래 가지 못한 건 ‘늑장출시’ 영향이 크다. 포켓몬고 개발업체인 나이언틱은 ‘속초 대란’이 벌어진 지 6개월이 지난 올 초에야 국내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모바일 게임은 이용자가 흥미를 잃지 않도록 1~2주 간격으로 업데이트(개편)하는 경우가 많은데, 포켓몬고는 개편 주기가 수개월이나 돼 이용자의 이탈을 부추긴 면도 있다. 황병선 카이스트 소프트웨어학과 교수는 “포켓몬고는 혼자 돌아다니며 포켓몬을 잡아 모으는 방식이라 남과 경쟁하는 게임에 비해 질리기 쉽다”며 “처음엔 신기해 하면서 게임에 참여했던 이용자들도 계속 동기 부여가 되지 않아 금방 떠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독 중년층만 지속적으로 게임을 즐기는 것에 대해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게임에 익숙한 젊은 세대는 더 흥미롭고 자극적인 요소를 찾아 떠난 반면, 4050세대에겐 포켓몬고가 쉽고 익숙한 게임인 데다 팍팍한 일상에서 작은 성취감을 주기 때문에 인기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도 포켓몬고 이용자의 절반은 40대다. 마이니치 신문은 “운동 부족을 해소하려는 고령층이 포켓몬고를 ‘외출 친구’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면서 조용한 붐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모바일 게임 '포켓몬 고' 실행 화면. 포켓몬 고는 스마트폰 카메라로 실제 세계를 비추면 화면에 포켓몬 캐릭터가 등장, 이를 잡는 증강현실 게임이다.
모바일 게임 '포켓몬 고' 실행 화면. 포켓몬 고는 스마트폰 카메라로 실제 세계를 비추면 화면에 포켓몬 캐릭터가 등장, 이를 잡는 증강현실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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