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태용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신태용 효과'가 축구계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곳은 프로축구 K리그다.
지난 4일 한국 축구 수장에 오른 신태용(47) 축구대표팀 신임 감독은 우선 K리그 현장부터 찾았다.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의 K리그 클래식 19라운드 경기를 직접 관전한 그는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대표팀 선수단 전체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 기존 주축 선수들은 대체로 그대로 가면서 새로운 선수들이 발굴될 수 있을 것이다"며 K리그 선수들의 대표팀 발탁 가능성을 시사했다.
부상 중인 '해외파' 손흥민(25ㆍ토트넘)과 기성용(28ㆍ스완지시티)을 두곤 "모두 소속 팀의 주축이자 기둥인 선수들이다. 상황에 따라 함께 가야 할 선수들이다. 그들이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게 되더라도 팀에는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국내파와 해외파 모두를 아우르는 적절한 발언들이었다.
대표팀에 합류할 선수의 나이에 대해서도 제한을 두지 않았다. 신 감독은 9일 K리그 클래식 수원 삼성과 제주 유나이티드의 경기가 펼쳐진 수원월드컵경기장을 방문했다. 그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남은 2경기(8월31일 이란전ㆍ9월5일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선 모든 조건들을 차치하고 최상의 몸 상태를 보이는 선수를 뽑아야 한다"며 "극단적으로 이동국(38ㆍ전북 현대)도 몸 상태가 좋다면 선발할 수 있다. 염기훈(34ㆍ수원 삼성)도 마찬가지다"라고 했다. 나이고하를 막론하고 대표팀에 도움이 될 선수들만 선발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염기훈은 "감독님이 바뀌면 모든 선수들이 더 잘하고 싶어 한다. 감독님의 말씀은 노장 선수들에게도 엄청난 동기부여가 된다"며 "큰 욕심은 없지만 대표팀 합류 기회가 주어진다면 영광스러운 마음으로 임하고 싶다"고 밝혔다.
신 감독이 K리그를 주목하면서 리그 선수들의 플레이에도 한층 생기가 돌고 있다. 선수들의 높아진 의욕과 투지는 곧바로 K리그 감독들의 미소로 이어졌다. K리그 감독들은 팀 내 선수의 대표팀 차출에 대해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다.
최강희(58) 전북 감독과 김도훈(47) 울산 감독은 새 대표팀에 대해 "신 감독에 대한 전적인 믿음이 필요하다"며 "K리그 일정에 크게 무리가 되지 않는다면 1경기 정도는 (선수 차출을) 협조할 수 있다"고 했다. 서정원(47) 수원 감독과 황선홍(49) FC서울 감독 역시 같은 뜻이다. 두 감독은 특히 신 감독이 구상 중인 대표팀 조기 소집 계획에 대해서도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도와주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신 감독이 기대한 부분들이다.
신 감독은 지난 6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 가서 어떤 축구를 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 최종예선 2경기만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남은 최종예선 2경기에 자신의 명예 상당부분을 걸었다. 대표팀은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에서 4승1무3패(승점 13)로 조 2위에 위치해 있다. 1위 이란이 6승2무(승점 20)로 러시아행을 확정한 가운데 한국은 2위로 본선 티켓을 따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조 3위로 밀릴 경우 B조 3위와 플레이오프(홈앤드어웨이)를 치러야 하고, 거기서 승리해도 북중미 4위와 최종 플레이오프(홈앤드어웨이)를 벌여야 하는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 좌절될 수 있는 최대 위기 상황에서 '독이 든 성배'를 받아 든 신 감독이다. 때문에 축구계 안팎에선 그를 지지하고 있는 분위기다.
소통에 강한 신 감독은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된 지 약 일주일 만에 한국 축구계를 '대동단결'시키고 있다. 대표팀 성적과 K리그 인기, 한국 축구의 위상은 사실 따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대표팀이 빛나는 성과를 낼 경우 한국 축구 전반은 살아날 수 있다. 한국 축구가 '신태용 효과'를 통해 다시 반등할 수 있을지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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