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부풀리려 거래처들과
1200억대 허위계산서 거래 정황
현대글로비스 “사실 아냐”
현대자동차 그룹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와 거래처들이 1,200억원대 가짜 세금계산서를 발행ㆍ매입한 정황을 경찰이 포착해 수사에 나섰다.
인천 계양경찰서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 및 조세범 처벌법 위반 혐의로 현대글로비스와 거래처 9곳의 법인과 관계자들을 수사 중이라고 10일 밝혔다.
이들은 2013년 1월부터 2015년 7월까지 플라스틱 원료 등을 거래한 것처럼 꾸며 1,200억원대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하거나 매입해 매출을 부풀린 혐의를 받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거래처와 짜고 있지도 않은 거래를 꾸며 340억원대 허위 세금계산서를 직접 발행하거나 매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차 그룹 내 제품 국내외 수송을 독점해 ‘일감 몰아주기’ 비판을 받았던 현대글로비스는 2014년 4월에도 100억원대 가짜 세금계산서를 발행하고 수수료를 챙긴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 당시 검찰은 현대글로비스가 그룹 내부 거래 비중을 낮추기 위해 거래를 꾸며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한 것으로 판단했다. 현대글로비스는 2008년 한때 그룹 내부 거래 비중이 90%에 육박할 정도로 높았다.
경찰은 현대글로비스가 매출을 부풀려 지분 가치를 높이거나 내부 거래 비중을 낮추려 했을 가능성 등을 모두 열어놓고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대글로비스가 유령회사와 거래한 것처럼 꾸미거나 조세 포탈을 한 정황은 아직까지 나오지 않았다”라며 “법인과 관계자 입건 여부 등은 수사 중인 사안이라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현대글로비스 측은 이날 입장자료를 통해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한 사실이 없으나, 과거 회사에 손해를 끼친 사실 등이 드러나 장계 해고 조치되고 배임죄 등으로 고소를 당한 일부 직원의 일탈 행위가 존재했을 수 있다”며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필요 시 소송 등 각종 방법을 동원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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