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 54명 참여 동반성장지원단
기술개발, 생산성 향상 컨설팅
자문단 매월 현장진단 컨설팅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사업도 성과
경북 포항시의 강소기업 인텔철강은 지난 4월 포스코의 임원 동반성장지원단의 도움을 받아 원가를 크게 절감할 수 있었다. 이 회사는 철판망을 가공해 안전 난간대, 가드레일 등을 만드는데 제품의 판매량이 줄어드는 비수기만 되면 전기요금이 과다 발생하는 문제로 고민이 컸다. 그러던 차에 포스코의 임원 동반성장지원단 사업 대상 중소기업으로 선정됐다. 포스코 임직원들은 현장을 찾아 문제 원인을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기 사용량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인텔철강은 덕분에 전기 요금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다. 정화일 인텔철강 대표는 “제품 생산과 판매에만 집중하다 보니 전기료 절감 부분까지 생각하지 못했는데 포스코가 전기요금 과다 발생 원인을 찾아내고 원가절감 방법까지 제시해줘서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충남 당진시에 공장이 있는 기린산업도 포스코의 임원 동반성장지원단의 도움을 받아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중소기업이다. 이 회사는 지난 5월 중소기업청과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한국형 히든 챔피언 육성사업-글로벌 성장단계(월드클래스 300 프로젝트) 사업 대상 기업으로 선정되며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월드클래스 300 프로젝트는 성장 의지와 잠재력을 갖춘 중소ㆍ중견기업을 세계시장을 주도하는 ‘히든챔피언’으로 육성하는 사업으로 3~5년간 우수 R&D 핵심ㆍ응용기술개발, 목표 시장 진출을 위한 해외마케팅 등을 지원한다.
기린산업은 국내 최초로 조립식 건축 내ㆍ외장재용 패널을 개발, 생산했을 만큼 건축용 패널 생산에 있어서 뛰어난 기술을 갖추고 있는 회사였지만 경험 부족으로 해외 진출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때 포스코 임원 동반성장지원단이 기린산업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공동 기술 개발부터 해외시장 진출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에 걸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했다. 다른 고객사와 협력해 기술개발을 할 수 있도록 도왔고 베트남, 멕시코 현지에 합작법인을 설립해 포스코 브랜드를 활용한 현지 시장 진출을 지원한 것이다. 그 결과 기린산업은 매출이 2배 가까이 상승했고 포스코 역시 기린산업과 연계된 강재 판매량이 증가하는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안정수 기린산업 사장은 “포스코로부터 솔루션 마케팅 기법을 배웠고, 이를 통해 3년간 매출 2배 성장이라는 성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임원동반성장지원단은 포스코 임원의 전문성과 경험을 활용해 중소기업이 당면한 문제를 개선하고 지원하는 재능기부 활동으로 2010년 처음 출범했다. 협력 중소기업의 기술개발과 생산성 향상, 경영혁신 등을 지원해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뚜렷한 니즈가 있으며 경영층의 개선 의지가 강한 중소기업이 우선 지원 대상이다. 주요 지원 분야는 ▦신기술ㆍ국산화 기술개발 ▦생산성 향상 ▦판로확대 등이며 중소기업의 매출과 수익성을 향상하는 데 초점을 맞춰 연중 상시 모집한다. 올해는 54명의 임원이 참여해 34건의 과제를 우선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가 중소기업과 동반성장을 추진한 것은 1990년대 말부터다. 이후 2005년 6월 중소기업 지원 전담 조직을 신설했다. 현재 포스코 고유의 브랜드 프로그램, 금융지원, 기술협력, 파트너십 강화, 컨설팅 및 교육, 일자리창출ㆍ소통강화 등 총 6개 카테고리의 32개 동반성장 프로그램을 운영해 경영 전 부문에 걸쳐 체계적인 동반성장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2006년 9월부터는 중소기업에 무상 기술지원 활동을 펼치기 위한 테크노파트너십(맞춤형 중소기업 기술지원 사업)을 시작해 현재 포스코와 포스텍 등 4개 기관의 박사급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기술자문단이 중소기업의 기술적 애로사항을 해소하고 핵심기술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다. 기술자문단은 매월 한 차례 1대 1 현장진단, 기술교육 등의 컨설팅을 제공하고 생산공정 또는 제품의 기술적 고민을 함께 해결한다. 또한 연구설비와 시험분석을 지원하고 박사급 우수 인력과 중소기업이 자매결연을 맺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총 36개사에 기술자문 140건 및 시험분석 73건을 실시했다.
포스코는 또 2015년 13개사 중소협력기업을 대상으로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사업을 시작해 최근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제철설비 전문생산 기업인 동주산업은 포스코의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받아 고가의 전력사용량 모니터링 설비를 에너지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었다. 시원코아철강은 코일 절단지점 자동측정 시스템을 구축해 코일 절단지점에 대한 정확성을 높이고 원자재 손실을 방지함으로써 생산성을 향상했다. 포스코는 올해 동반성장 성공사례를 전국적으로 확산하기 위해 총 33개의 중소기업을 지원할 예정이다.
포스코는 중소기업의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특허 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포스코가 보유하고 있는 특허를 웹사이트에 공개해 중소기업들이 제품 생산에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중소기업이 공동으로 특허를 출원할 경우 필요한 행정 비용 전액을 포스코가 부담한다. 포스코의 특허를 이용하여 생산한 제품을 납품할 경우 기술 사용료를 면제해 특허 활용성을 높이고 있다. 특허와 지식재산권에 대한 중소기업의 문의나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중소기업 특허 상담센터’도 운영한다.
최근에는 기술나눔 확산을 위한 활동도 펼치고 있다. 지난 2월 중소ㆍ중견기업을 대상으로 보유기술 300개를 무료 개방키로 한 데 이어 4월 자체 보유한 83건의 특허기술을 24개 중소기업에 무상 이전하기로 했다. 기술나눔 차원에서 시행하는 무료 개방 대상 기술은 산업용 기계, 설비시스템, 강재, 시험계측, 신재생 에너지와 관련된 특허 300건이며, 무상 이전하는 83건의 특허기술은 철강용접기술, 강재가열 및 온도제어기술 등이다. 강관생산 및 용접전문업체인 한국멕케이용접은 포스코로부터 용접 시 발생하는 칩(용접 비산물)을 자동 수거하는 ‘칩 제거장치’와 파이프 용접 시 처짐 현상으로 용접성을 떨어뜨리는 현상을 효율적으로 개선한 ‘용접용 지지장치’ 기술을 이전받아 연간 약 80억원 상당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앞으로도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기술, 자금, 판로 개척 등 다양한 방면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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