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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통성 강조하며 갈등 이겨낸 부시-DJ 회담 반면교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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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통성 강조하며 갈등 이겨낸 부시-DJ 회담 반면교사로”

입력
2017.06.27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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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머스 허바드 전 주한 미국 대사. C-SPAN 화면
토머스 허바드 전 주한 미국 대사. C-SPAN 화면

“사소하고 합의가 어려운 주제는 피하라. 두 정상의 공통점을 강조하라. 우정과 신뢰 관계를 쌓는 데 주력하라.”

역대 최악으로 꼽히는 ‘김대중-조지 W. 부시’ 1차 한미 정상회담(2001년 3월ㆍ워싱턴)의 실패를 부임(2001년 9월) 후 각각 1개월과 5개월 만에 상하이(2차ㆍ2001년 10월)ㆍ서울(3차ㆍ2002년 2월) 회담의 성공으로 반전시켰던 토머스 허바드(74) 전 주한 미국대사. 그는 첫 만남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에게 15년 전 양국간 관계회복을 가능케 했던 이 같은 정상회담의 원칙들을 조언으로 귀띔했다.

허바드 전 대사는 26일(현지시간) 한국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두 정상이 갓 출범한 정권을 이끄는 의욕 넘치는 지도자라는 공통점을 매개로 상호 신뢰를 쌓는 데 목표를 둔다면 정상회담은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1차 회담에서 마찰을 빚었던 김대중ㆍ부시 대통령이 2,3차 회담에서 개선된 모습을 보였던 것도 당시 한국과 미국의 외교 참모들이 ‘공통성’(Commonality)을 강조하며 유연한 접근을 유도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허바드 전 대사와의 일문일답.

_주한 미국 대사 부임 당시 한미 정상의 관계에 대해 말해달라.

“(부임 전) 김대중ㆍ부시 1차 회담은 실패였다. 두 정상의 공통점보다 차이점이 지배한 회담이었다. 김 대통령은 집권 4년 차로 ‘햇볕정책’을 확신한 반면, 갓 취임한 부시 대통령은 변화를 원했다. 빌 클린턴 정부의 적극 협조를 얻었던 김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에게도 햇볕정책을 납득시킬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생각이 달랐다. 김 대통령의 접근법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_이후 2,3차 회담 준비는 어땠나.

“두 나라의 외교 참모들은 두 정상이 서로의 공통성을 찾도록 유도했다. ‘한미동맹’을 강화한다는 큰 틀에서 상대방에게 양보도 가능한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 덕분인지 상하이 회담과 부시 대통령이 서울을 방문한 2002년 2월 정상회담은 훨씬 분위기가 좋았다.” (상하이에서 김 대통령이 9ㆍ11테러로 미국에게 시급했던 ‘국제테러 공조’의 중요성만 언급하자, 부시 대통령은 대북정책에 대한 조언을 김 대통령에게 묻는 방식으로 화답했다. 서울에서도 부시 대통령은 대북 강경론을 유지했지만, 김 대통령을 배려해 ‘북한은 악의 축’이라는 험한 말은 자제했다.)

_회담 성공을 위해 문 대통령과 외교 참모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합의가 어려운 구체적 현안에 집중하기보다는 친분을 쌓는 회담이 되도록 해야 한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초기이고 변화를 추구하고 의욕이 넘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이 바탕 위에 점증하는 북한의 핵 위협을 막기 위해 상호 노력해야 한다는 점에 집중해야 한다. 구체적 합의 대신 개인적 친분을 쌓는 데 목적을 두고 회담에 나선다면 성공 가능성이 그만큼 커질 것이다.”

_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문제와 관련, 문 대통령이 기존 입장을 고수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솔직히 트럼프 대통령은 예측 불가능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 사례를 고려하면 문 대통령 입장을 경청할 할 가능성도 높다고 본다. 이미 밝혔듯이 두 정상이 유연하고 신뢰를 쌓으려는 자세로 임한다면 좋은 만남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워싱턴=조철환 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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