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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밧줄 작업자’에 밀물 온정

입력
2017.06.20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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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커뮤니티 ‘웅상이야기’ 등 3곳에 1억 넘는 조의금

20일 양산경찰서서 아내 등 유족 만나 성금 전달 ‘뭉클’

양산지역 온라인 카페 운영진이 20일 오전 경남 양산경찰서를 방문해 유족에게 조의금을 전달하기에 앞서 조의금 명부를 들고 있다. 양산경찰서 제공
양산지역 온라인 카페 운영진이 20일 오전 경남 양산경찰서를 방문해 유족에게 조의금을 전달하기에 앞서 조의금 명부를 들고 있다. 양산경찰서 제공

경남 양산의 한 아파트 외벽작업 중 어이없는 사고로 목숨을 잃은 작업자 김모(46)씨의 사연이 전해지자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웅상이야기’와 ‘러브양산맘’은 20일 양산경찰서에서 김씨의 부인과 장인을 만나 2,450여명이 건넨 조의금 1억2,880만원 가량을 전달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 ‘양산사람들’도 240여만원을 전달했다.

조의금 전달식에는 김씨의 아내가 26개월 된 딸을 안고 와 눈물을 훔쳤다. 김씨의 아내는 “많은 도움과 관심을 줘 감사하고 큰 위로가 된다. 5남매를 사회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잘 키우겠다”고 말했다. 함께 온 김씨의 장인은 “양산이라는 도시가 이렇게 따뜻한 곳인 줄 몰랐다. 또 전국에서 많이 도와줘 감사하다”고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온라인 커뮤니티 운영자들은 응원문자 메시지, 조의금 명부를 복사해 김씨 유족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조의금은 전국을 넘어 해외에서도 보내졌다. 웅상이야기에 공개된 문자메시지에서 한 재외동포는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나’ 하고 슬펐는데 아직 우리 세상은 살만하다”고 했고 ‘양명여고 7인’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기부자는 “뉴스를 보고 안타까운 마음이 컸는데 좋은 일에 동참할 기회를 줘 감사하다”며 조의금을 전달했다.

이번 전달식은 지난 14일 양산의 한 아파트 13층 높이에서 작업하다 숨진 김씨의 안타까운 사연이 일반에 알려지며 성사됐다. 주민 서모(41)씨는 당시 김씨의 휴대폰 음악이 시끄럽다며 공업용 커터칼로 김씨의 작업용 밧줄을 끊어 추락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됐다. 숨진 김씨는 26개월 된 아이부터 고교 2학년까지 다섯 남매를 둔 가장이다.

양산=정치섭 기자 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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