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비스 칼라닉 우버 최고경영자(CEO)가 결국 무기한 휴직에 들어간다. 우버 안팎에서는 최근 우버가 사내 성추행과 자율주행차 기술 절도 소송 등으로 위기를 맞은 데 대한 책임을 지고 칼라닉 CEO가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일단 휴직으로 정리됐다.
14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칼라닉 CEO는 13일(현지시간) 임원회의에서 지난달 보트 사고로 숨진 어머니를 추모하기 위해 회사를 잠시 떠나겠다고 밝혔다. 그는 “비극적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것은 내게 어려운 일이며 어머니와 작별할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휴직 기간이 생각보다 길 수도 있고, 짧을 수도 있다. 일정을 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칼라닉 CEO의 휴직 발표는 에릭 홀더 전 미국 법무장관이 이끈 우버의 사내 문화에 대한 몇 달간에 걸친 조사 결과가 발표된 직후 나왔다. 우버는 지난 2월 전직 직원의 직장 내 성추행 사건 폭로와 잇따른 회사의 파괴적인 문화에 대한 폭로가 터져 나오자 홀더 전 장관이 속한 법무법인에 독립적인 조사를 의뢰했다.
홀더 전 장관은 이날 우버 이사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칼라닉 CEO의 책임을 재평가하고 이사회의 감독 기능과 독립성을 강화할 것”을 권고했다. 칼라닉 CEO의 책임을 분명히 하면서 그가 휴직에서 복귀한다고 해도 이사회가 강력한 견제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뜻이다. 또 우버의 성과제일주의 문화를 바꿀 것도 제안했다. 이를 위해 투명성을 제고하고 직원들과 지속적인 피드백을 할 것과 인력관리 불만 해소를 위한 공식적인 루트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직장 내 상사의 성추행 등을 예방하기 위해 “지휘 선상에 있는 남녀 간 로맨틱한 관계를 금지하라”고도 조언했다.
한편 칼라닉 CEO의 최측근인 에밀 마이클 상무는 이날 회사를 사퇴했다. 그는 2014년 서울 출장 시 룸살롱을 방문하고 우버에 비판적인 기자들의 뒷조사를 지시하는 등 우버의 폭력적 문화의 중심에 있다는 비난을 받았지만, 칼라닉 CEO는 그를 계속 신임해왔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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