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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이 얘기한 ‘음악가의 우정’ 영화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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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이 얘기한 ‘음악가의 우정’ 영화로 만든다

입력
2017.06.12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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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 방문 중 합작영화 찍기로

“일대일로 선전하며 우상화” 비판

카자흐스탄 아라무투시 시엔싱하이 거리의 시엔싱하이 기념비. 신화통신
카자흐스탄 아라무투시 시엔싱하이 거리의 시엔싱하이 기념비. 신화통신

중국 당국과 관영매체가 ‘시진핑(習近平) 우상화’에 여념이 없는 가운데 시 주석이 소개한 이야기가 영화로까지 제작된다. 이 영화가 시 주석을 대상으로 한 건 아니지만 그가 국가전략으로 제시한 일대일로(一帶一路ㆍ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선전용이란 점에서 사실상의 우상화 작업이란 비판이 나온다.

12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8일 카자흐스탄 국빈방문 중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함께 ‘중국ㆍ카자흐스탄 합작영화 촬영 협정’을 체결했다. 당일 협정 체결 직후에는 ‘음악가’라는 제목의 이 영화 촬영을 개시하는 행사도 곧바로 진행됐다. 이 행사의 중국 측 주빈은 녜천시(聶辰席)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 국장이었다.

양국 정상들이 직접 합작영화 제작 협정에 서명까지 한 이 영화는 시 주석이 2013년 9월 카자흐스탄을 방문했을 때 나자르바예프대학에서 강연했던 이야기를 담을 예정이다. 시 주석은 강연에서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0년 중후반 중국 음악가 시엔싱하이(洗星海)와 카자흐스탄 음악가 바키트잔 바이카다모프가 우정을 맺은 이야기를 소개했다. 바이카다모프는 전쟁의 참화를 피해 카자흐스탄에 왔던 시엔을 아사의 위기에서 구한 뒤 음악적 교감을 바탕으로 우정을 쌓았고 시엔은 현지에 정착하면서 자신의 가장 유명한 작품들을 창작했다. 시 주석은 이 이야기를 양국 간 우호ㆍ협력의 상징으로 강조하면서 자신의 대외전략인 일대일로 구상을 처음으로 공식화했다.

시 주석의 이번 카자흐스탄 방문은 일대일로 협력사업을 더욱 확대하기 위한 성격이 짙다. 영화 ‘음악가’는 일대일로의 주요 파트너인 카자흐스탄과 인문ㆍ문화협력의 일환이다. 신화통신은 “일대일로 구상은 중국ㆍ카자흐스탄 간 천년 우정의 기억의 수문을 열어놓았다”면서 “양국 간 우정을 면면히 흐르는 강에 비유한다면 두 음악가의 이야기는 강 속에 가라앉아 있는 ‘명주’이다”고 설명했다.

이는 영화 ‘음악가’가 일대일로 전략의 성공을 위한 하나의 수단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시 주석이 제시한 국가전략의 선전ㆍ홍보영화인 만큼 제작단계에서부터 시 주석의 영도력에 대한 찬양이 빠질 리 만무하다. 베이징(北京)의 한 소식통은 “오는 11월 ‘시진핑 2기 체제’가 출범할 제19차 공산당대회를 앞두고 시 주석의 연설모음집이 출판되고 관영매체들은 학습을 독려하는 등 우상화 조짐이 뚜렷하다”면서 “이번 영화 제작도 결국은 시진핑 체제 강화를 위한 수단이 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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