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보고서
美, 실업률 등 소비여건 양호
가장 견조한 성장세 보일 듯
유로존도 고용률 크게 높아져
日, 부양책ㆍ올림픽 인프라 호재
신흥국에도 긍정적 영향 전망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 경제가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당분간 회복세를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우리 경제도 이들의 회복세를 수출 등에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게 한국은행의 주문이다.
4일 한은 해외경제포커스에 실린 ‘주요 선진국의 경기회복 특징과 지속가능성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선진국 경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회복과 부진을 반복하며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다 2016년 하반기 이후 동반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우선 미국은 선진국 가운데 가장 견조한 성장세를 보일 지역으로 꼽혔다. 소비여건이 개선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친성장 정책으로 기업 투자도 확대되면서 경기 확장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실제 미국의 올해 1분기 실업률(4.7%), 실질임금 증가율(0.57%), 소득 대비 금융채무 비율(15.4%) 등 소비여건은 1980년대 이후 3차례 경기확장기와 비교해도 양호한 수준으로 분석됐다. 여기에 트럼프 정부의 감세, 규제완화, 인프라투자 등 성장친화적 정책이 기업들의 투자를 늘리고 있다. 최근 빠르게 치솟고 있는 심리지표도 향후 경기 호전의 선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보고서는 다만 “트럼프 정부의 정책 불확실성과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에 따라 미국 경제가 주춤할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유로존도 그간의 노동시장 구조개혁 등 효과로 고용률이 2000년대 들어 최고 수준으로 높아지면서 소비 증가를 뒷받침할 걸로 전망된다. 또 그리스 등 남유럽 재정 취약국의 성장세가 뚜렷해져 독일 등 중심국과의 격차를 줄이고 있는 점도 향후 완만한 경기회복세 유지 전망의 근거로 꼽혔다. 다만 유럽은 경제규모에 비해 과도한 민간부채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협상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경기회복의 발목을 잡을 요인으로 지목됐다.
수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일본 역시 최근의 글로벌 경제회복세에 힘입어 향후 점진적인 경기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점쳐졌다. 정부의 경기부양 대책과 2020년 도쿄올림픽 관련 인프라 확충 계획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2019년10월로 예정된 소비세율 2차 인상(8→10%) 충격 등이 민간소비를 위축시킬 경우, 회복세가 제한 받을 위험도 있다.
이 같은 선진국의 경기회복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신흥국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걸로 전망된다. 보고서는 “선진국 성장률이 1%포인트 높아지면 약 절반(0.53%포인트)이 신흥국으로 전이되고 다시 그 가운데 3분의1(0.17%포인트)은 선진국으로 전이되는 선순환 효과가 기대된다”고 국제통화기금(IMF)을 인용해 분석했다. 실제로 우리나라도 1분기 대 선진국 수출이 유럽과 일본을 중심으로 8.6% 증가(전년동기대비)했다.
보고서는 다만 “선진국의 경기회복 과정에 보호무역 강화 등 위험 요인도 잠재하는 만큼 주요 20개국(G20), 세계무역기구(WTO) 등 협력체에 적극 참여하며 자유무역 질서가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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