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페이스북이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국내 통신사 가입자들의 페이스북 접속을 의도적으로 차단해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규제 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가 분쟁 조정을 위해 직접 나섰다.
방통위는 페이스북이 접속경로를 임의로 변경해 일부 가입자의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접속을 제한하고 있다는 내용에 대해 전기통신사업법상 금지행위 위반 여부 등을 점검하기로 결정했다고 22일 밝혔다.
페이스북의 일명 ‘갑질 논란’은 지난 15일 불거져 나왔다.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이용자들 사이에서 ‘페이스북 접속이 자꾸 끊긴다’는 민원이 빗발치기 시작했다. 페이스북과 통신사들 사이의 갈등이 접속 차질의 배경이 됐다. 페이스북에 접속하는 인터넷 전용망을 확충해달라는 페이스북의 요구를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이 거절한 게 발단이다.
2년 전 페이스북은 통신 3사 중 KT와만 국내 서버 구축 및 전용 통신망 대여 계약을 맺었다.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다른 통신사 가입자들은 페이스북이 계약을 통해 KT데이터센터 내 마련한 서버로 페이스북에 접속하도록 했다. 그러나 페이스북 가입자가 급증하고 용량이 큰 영상 서비스 사용량까지 증가하면서 기존의 전용망만으로는 버거워졌다.
이에 따라 페이스북은 접속 차질을 우려해 아직 별도 계약을 맺지 않은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에 페이스북용 전용망 추가를 요구한 것이다. 국내 가입자를 위한 조치인 만큼 통신사가 전용망 확충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페이스북과 페이스북의 비용 전가는 네이버, 카카오 등 통신망 확충에 연간 수백억원씩 쏟는 국내 업체들과 비교할 때 확연한 역차별이라는 통신업계가 맞서는 상황이다. 통신업계와의 협상 불발로 페이스북이 접속 경로를 막아버려 현재 일부 가입자들은 홍콩, 미국 등 해외 서버를 거쳐 접속해야 해 속도 저하 등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사업자간 분쟁으로 이용자 불편이 발생하고 있는 만큼 통신사업자 사이 불공정 행위가 있는지, 이용자 이익 침해 여부가 발생했는지 등을 다각적으로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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