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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수’ 만들기는 왜 선발보다 힘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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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수’ 만들기는 왜 선발보다 힘들까

입력
2017.05.16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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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현(왼쪽부터)-심창민-서진용. 넥센, 삼성, SK 제공
김세현(왼쪽부터)-심창민-서진용. 넥센, 삼성, SK 제공

KBO리그는 2013년 ‘끝판왕’ 오승환(35ㆍ세인트루이스)이 떠난 이후 마무리 수난시대를 겪고 있다. 매년 새 얼굴이 나오지만 팀 승리를 지켜줄 것이라는 확실한 믿음을 준 소방수가 보이지 않는다.

마무리 부재의 심각성은 국제 대회에서도 실감했다.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오승환이 없었다면 한국 대표팀은 더 처참한 성적을 냈을지도 모른다.

‘포스트 오승환’ 선두 주자는 NC 임창민(32)이다. 임창민은 2014년부터 올해 5월 15일 현재 리그에서 가장 많은 69개의 세이브를 올렸다. 이번 시즌도 단 한 차례의 블론세이브도 없이 11개를 수확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2014년 이후 최다 세이브 2, 3위는 KIA 임창용(41ㆍ64세이브)과 롯데 손승락(35ㆍ55세이브)으로 ‘올드보이’ 소방수다.

현장의 감독들은 “마무리 투수 만들기가 선발 투수를 만드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선발은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커 나갈 수 있지만 마무리는 결과에 따른 심리적 영향이 크다. 그래서 무엇보다 소방수에게 가장 필요한 조건은 어떤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멘탈’을 첫 손으로 꼽는다.

이외에도 충족시켜야 할 조건은 여러 가지다. 김용희 전 SK 감독은 “마무리는 빠른 공과 제구력, 결정구를 모두 갖춰야 한다”고 했고, 류중일 전 삼성 감독은 “맞혀 잡는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삼진을 잡을 수 있는 빠른 공과 떨어지는 변화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소방수 만들기’가 이토록 어렵다는 것은 몇몇 팀들의 사례에서 볼 수 있다. 지난해 처음 뒷문을 책임지며 36개의 세이브로 부문 타이틀을 가져간 넥센 김세현(30)은 마무리 2년차인 올 시즌 한계에 부딪혔다. 13경기에 나가 8세이브를 올렸지만 두 차례 블론세이브를 하는 등 평균자책점이 5.02로 불안했다. 이에 장정석 넥센 감독은 셋업맨 이보근(31)과 보직을 맞바꿨다. 김세현은 결국 중간계투로 뛰다가 구위 저하로 15일 1군에서 말소됐다.

최하위 삼성도 주춤한 2년차 마무리 심창민(24)에게 뒷문을 맡기는 대신 집단 마무리 체제로 가기로 했다. 사이드암 심창민은 지난 시즌 25세이브로 가능성을 보였지만 올해 17경기에서 1승2패 1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6.20으로 자신감을 잃었다.

트레이 힐만 SK 감독 역시 초보 마무리 서진용(25) 카드를 일단 접었다. 서진용은 빠른 공과 포크볼이 장점이지만 직구 위주의 단조로운 투구를 하고 1점차 승부에서 단 한번도 승리를 지키지 못했다. 블론세이브는 5개로 리그 최다다.

“어떤 훌륭한 마무리 투수도 하루 아침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다. (메이저리그 세이브 통산 1위) 마리아노 리베라도 그런 때가 있었다”고 힘을 실어줬던 힐만 감독은 서진용의 계속된 부진에 지난 시즌까지 뒷문을 지켰던 박희수(34)에게 다시 맡겼다.

반면 kt의 새 마무리 김재윤은 평균자책점 ‘제로(0)’ 행진을 이어가며 10세이브를 수확, 3년차 이하 마무리 중 유일하게 순항 중이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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