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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신애의 필드 다이어리] JLPGA 데뷔전 비하인드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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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신애의 필드 다이어리] JLPGA 데뷔전 비하인드 스토리

입력
2017.05.1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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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신애(맨 왼쪽)와 안신애를 촬영하려는 일본 기자들./사진=안신애 제공.

일본에서의 힘겨웠던 2주가 끝났습니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데뷔전을 포함한 2개 대회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공동 41위-컷 탈락)을 올렸지만, 많은 분들로부터 과분한 사랑을 받았던 감사한 시간들이었네요.

JLPGA 메이저대회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 살롱파스컵(총상금 1억2,000만 엔)은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일본 이바라키 골프클럽(파72)에서 열렸는데 최종 4라운드가 가장 기억에 남네요. 이보미(29) 언니와 한 조에 편성됐는데 언니와 오랜만에 같이 라운드할 생각에 긴장도 됐고 설렜어요. 전날 밤에 잠을 잘 못 이룰 정도였죠. 헤헤.

▲ 안신애(맨 앞)가 일본 갤러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사진=안신애 제공.

최종 4라운드에서 보미 언니와 같이 찍힌 사진이 인터넷상에서 화제가 됐었는데 사실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어요. 저와 보미 언니, 카네다 쿠미코(일본)가 한 조에 편성되자, 일본 현지 기자님들이 "1번홀 티박스에서 내려오면서 서로 담소를 나눠달라"고 주문하셨어요. 그래서 보미 언니와 웃으며 이야기했더니 사진도 자연스러운 느낌으로 잘 찍어주신 것 같아요. 당시 걸으면서 보미 언니에게 "정말 신기한 경험인 것 같아요"라고 했더니 언니는 "다들 좋은 경기 하자"며 격려해주셨어요.

참, 보미 언니의 인스타그램 글과 관련해서도 흥미로운 일화가 있답니다. 언니가 이 대회 후 인스타그램에 "오늘 한국 대표미인 신애, 일본 대표미인 쿠미짱이랑 라운드한 사진. 나는 완전 오징어. 오늘 나도 눈이 즐거웠다. 헤헤"라는 글을 올렸더라고요. 후에 언니한테 들은 얘기인데 일본 기자님들이 언니에게 "왜 보미 선수가 '오징어'인가요?"라고 물었다네요. 하하. 한국에서 '못 생긴 사람'에게 농담 삼아 붙이는 '오징어'란 표현이 일본 기자님들의 호기심과 궁금증을 유발한 것 같아 듣자마자 까르르 웃었네요. 언어적, 문화적 차이 탓에 생긴 해프닝이었다고 할까요. 헤헤.

▲ 안신애와 일본 취재진./사진=안신애 제공

일본의 갤러리 문화는 정말 충격적이었답니다. 대회 티박스에서 봤을 때 주변에는 어림잡아 5,000~6,000명의 갤러리 분들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렇지만 선수가 샷을 할 때는 모든 분들이 미동조차 하지 않았어요. 숨소리나 그 흔한 휴대폰 카메라 셔터 소리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갤러리분들은 선수들이 걸어갈 때 마치 홍해가 갈라지듯 길을 비켜주셔서 감동이었어요.

"신애야, 힘내", "신애야, 끝까지 포기하지마"처럼 한국어로 응원해주시는 분들도 너무 감사했어요. 대회 나흘 내내 열렬히 응원해주신 현지 남성팬 세 분도 기억에 남습니다. 일본 사람들에 대한 좋지 않은 선입견들이 깨지는 순간이었어요. 일본 골프의 열정적이면서도 성숙한 갤러리 문화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이밖에 강수연(41) 선배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드려요. 엄청 반겨 주셨고 대회 전략 등 투어 생활에 대해서도 성심껏 조언을 해주셨어요. 고생하신 취재진께도 감사의 말씀 올려요. 경기하면서 사진기자님들을 세어보니 대회마다 19~20명 정도나 되더라고요. 관심 감사합니다. 데뷔를 축하해주신 일본여자골프협회 관계자 분들께도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 안신애를 취재하려는 일본 취재진./사진=안신애 제공.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 살롱파스컵에 역대 최다 갤러리가 모였다고 들었어요. 1라운드에선 1만3,097명이 입장했고 대회 전체 라운드 합산해선 4만1,484명이 동원됐다고 하더라고요. 많은 분들이 한껏 치켜 세워주시는데 실제로 저를 보러 더 많은 분들이 대회장을 찾았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헤헤. 다만 시즌 중 데뷔를 한 탓에 사람들의 궁금증을 더 불러일으킨 것 같긴 해요.

이 대회는 일본 서브스폰서인 'LAMDIC(후쿠오카지역 부동산)'의 추천으로 출전했어요. 4라운드를 끝내고 긴장이 풀리니깐 피곤함이 밀려오더라고요. 그래서 7일엔 오후 8시30분쯤부터 숙면을 취했답니다. 하하.

▲ 안신애가 일본프로야구장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사진=안신애 제공.

현지에서 야구 경기도 관람했어요. 소프트뱅크-오릭스의 경기였는데 '익사이팅 존'에서 봐서 그런지 더욱 흥미로웠네요. 익사이팅 존은 그물망이 안쳐져 있어서 헬멧과 글러브를 착용해야 됐어요. 다쳐도 구단이나 협회가 책임을지지 않는다는 내용의 각서도 썼어요. 신기하기도 했어요.

꼬치 전문점인 '야키토리' 식당에서도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요. 예전에 장근석(30)님도 들렀나 봐요. 사진이 걸려 있었어요. 후쿠오카가 곱창전골인 '모쯔나베'가 유명하다고 해서 모쯔나베 식당도 갔는데 일본 기자님들까지 따라오셔서 사진 찍으시고 가셨어요. 후쿠오카 영사관에 초대받아 온돌방에도 앉아봤지요. 일본에서의 지난 2주간은 정말 잊지 못할 것 같아요.

▲ 안신애가 현지 유명 음식점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뒤에는 배우 장근석의 사진도 걸려 있다./사진=안신애 제공.

이번 주부턴 다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대회에 출전합니다. 그럼 17일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1라운드 때 뵈어요.

정리=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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