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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국회 통제 받아야 흥신소 신세 벗어난다

입력
2017.05.1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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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안보 위한 사유물 전락해

정작 국가 안보란 임무는 외면

朴정부선 정권 보위 기관 오명

분단 핑계 反정부에 종북 낙인

정보위 조사 감독 권한 강화를

1998년 5월 12일 김대중(오른쪽) 당시 대통령이 안전기획부(이듬해 국가정보원으로 개명)를 방문해 이종찬 당시 부장과 함께 '정보는 국력이다'라고 쓰인 부(원)훈석을 제막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1998년 5월 12일 김대중(오른쪽) 당시 대통령이 안전기획부(이듬해 국가정보원으로 개명)를 방문해 이종찬 당시 부장과 함께 '정보는 국력이다'라고 쓰인 부(원)훈석을 제막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역대 정부에서 검찰과 더불어 가장 사유화한 권력기관으로 꼽혀 온 곳이 국가정보원이다. 전신인 중앙정보부와 국가안전기획부가 동원된 정적 박해의 최대 피해자로 꼽힌 김대중 전 대통령이 기구 명칭은 물론 원훈까지 고치며 체질을 바꿔보려 했지만 허사였다. “국정원과 정치를 떼어놓겠다”는 게 서훈 신임 국정원장 후보자의 일성일 정도다.

특히 이명박ㆍ박근혜 정부 10년간 국정원은 대통령의 권력욕 충족과 정권 안보에 복무하는 사적 도구 노릇을 자임하면서 정작 국가 안보라는 임무는 도외시했다는 비난을 면치 못했다. 조직 권력 유지를 위해 흥신소 전락을 감수한 셈이다. 민간인 사찰 의혹으로 정권 내내 소란했던 이명박 정부 이후 국정원의 불법 국내 정치 개입 논란과 비리 추문이 끊이지 않았다.

3월 대통령 파면으로 파국에 이른 박근혜 정부는 출범부터 줄곧 매사 국정원에 의존한다는 비판에 시달렸다. 온라인 댓글을 통한 대선 개입 시도가 있었다는 사실이 폭로된 데 이어, 북방한계선(NLL) 관련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 공개와 서울시공무원 유우성씨 간첩 조작, 대법원장ㆍ지법원장 사찰 등이 줄줄이 논란을 빚으면서 정권 보위 기관이란 오명을 안았다.

그러면서 정작 본령인 대북 정보 수집에는 번번이 허점을 드러냈다. 북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 도발 징후를 미리 알아챈 경우가 거의 없었고, 멀쩡히 살아 있는 북한 고위 인사가 사망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 때인 2011년에는 국정원 요원 3명이 인도네시아 대통령 방한특사단의 호텔방에 침입했다가 발각돼 국제적 망신거리가 된 일도 있었다.

과거 정부들은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내세워 국정원을 사유화했다. 권위주의 정부는 물론 이명박ㆍ박근혜 정부마저 분단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십분 활용해 정권 반대 세력이나 정책 비판 집단에 ‘종북 좌파’란 낙인을 찍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특정 정치 집단의 이해관계를 대한민국 안보 문제로 오인하게 만들면서 국정원의 지나친 밀행성, 내지 비밀주의도 정당화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국회와 시민사회는 줄곧 국정원의 정치 개입 금지를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현 더불어민주당)은 이미 2013년 9월 ▦대공 수사권 이관 ▦국내 정보 수집 기능 이관 ▦국회의 민주적 통제 등이 골자인 국정원법 개혁 추진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전문가들 역시 국정원 기능 조정과 더불어 국회 정보위원회의 조사ㆍ감독 권한 강화를 시급한 과제로 지적한다. 장유식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소장은 “국정원 통제에 민간 참여를 보장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고 말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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