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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 국민의 안보 불안감 씻어주세요

입력
2017.05.1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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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홍준표 후보에 투표한 장경숙씨

문재인 대통령님께.

저는 오랜 교직생활을 마친 뒤 경북 포항에서 살고 있는 예순여섯 살의 평범한 주부입니다. 은퇴하고 나서 사회봉사도 많이 하고 있고, 정당 활동은 하지 않지만 정치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저는 이번 선거에서 대통령님을 뽑지 않았습니다. 홍준표 후보를 지지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안보 때문이었습니다. 문 대통령님도 훌륭한 분이라고 생각하지만, 안보에 대해서만큼은 솔직히 불안감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대선후보 TV토론 당시 문 후보님께서 ‘북한의 독재자는 우리의 주적’이라고 당당하게 말하지 못하는 모습을 볼 때, 저는 솔직히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북한 주민은 우리와 같은 민족이지만 남침 야욕을 버리지 못하는 북한 정권은 우리가 타도해야 할 적이 분명한 것 아닌가요. 왜 이걸 시원하게 답하지 못하시는지, 저로선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사드 배치에 대한 모호한 입장도 불만스러웠습니다. “국회비준과정을 거쳐 결정하겠다”, “공론화하겠다”고 얘기하셨는데, 이건 결국 ‘사드 반대’ 입장을 돌려 말하는 것일 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가장 유력한 대선주자가 계속해서 이러한 입장을 보이니까 중국이 우리를 얕잡아 보는 것 아닐까요. 그래서 미국도 엄청난 비용을 청구하겠다고 하는 것 아닐까요.

개성공단도 마찬가집니다. 대통령님은 남북화해와 평화의 지름길이라 여기실지 모르지만, 북한 핵 개발의 돈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은 게 분명한 현실입니다. 언젠가는 해야 할 일이겠지만, 남북이 대치하는 현 상황에서 전시작전권 조기환수나 사병복무기한 단축 같은 공약 역시 과연 최선인지 재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통령님. 대북관계와 안보에 있어서 만큼은 한치의 실패도 있어선 안됩니다. 다른 후보가 내세웠더라도 좋은 안보 공약들은 무시하지 마시고 앞으로 정책에 꼭 참고해주셨으면 합니다.

저는 보수입니다. 대선 때 대통령님 캠프의 한쪽에선 국민통합을 외치면서도, 다른 한쪽에선 ‘보수의 궤멸’이니 ‘보수를 불태운다’는 식의 말이 나올 때 너무도 불쾌하고 화가 났습니다. 선거가 끝나고 이젠 대통령이 되셨으니까 보수를 더 이상 반대편으로 보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젠 더 이상 진보의 지도자가 아닌,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실질적인 통합의 지도자가 되어주셨으면 합니다. 그래서 통합의 정치를 실천해주시기 바랍니다. 10일 취임사에서 “저를 지지하지 않은 국민도 저의 국민이고 우리의 국민으로 섬기겠다”고 하신 말씀, 대통령님의 진심이라고 믿습니다.

비록 대통령님을 뽑지 않았고, 안보에 대한 불안은 여전히 남아 있지만, 그래도 존경 받는 대통령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주부>

(66ㆍ경북 포항시ㆍ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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