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정상외교 시동… 미중일 맞춤형 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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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대통령, 정상외교 시동… 미중일 맞춤형 접근

입력
2017.05.11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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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조속한 방미, 트럼프와 스킨십 넓히기

中 특사 파견, 현안 풀고 대북 지렛대 확보

日 위안부 합의 거론, 기선 제압 주력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후 청와대 집무실에서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으로부터 걸려온 당선 축하 전화를 받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이어 11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잇따라 통화하며 한반도 주변국과의 정상외교에 시동을 걸었다. 특히 난마처럼 얽힌 현안을 풀기 위해 미중일 3국에 특화된 맞춤형 접근법으로 해법 마련에 나서, 탄핵 정국으로 8개월째 중단된 정상외교의 공백을 메우는 모양새다.

문 대통령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로 불거진 최악의 양국관계를 의식해 시 주석과 가급적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주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나 아베 총리와의 통화에서 거론하지 않던 특사 파견 카드를 꺼낸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문 대통령은 “사드에 대한 (중국의) 우려를 잘 안다”며 “이해를 높여가며 소통하기를 희망한다”고 분위기를 잡은 데 이어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에 대한 제재가 원만히 해결되도록 관심을 부탁한다"면서 중국의 입장을 최대한 배려하는 자세를 취했다. 특히 사드로 인한 갈등의 골이 깊어 순식간에 양국관계를 복원하기는 어려운 만큼, 가급적 중국과의 소통을 재개해 문제 해결의 물꼬를 트는데 주력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북핵 문제가 최대 이슈로 부각된 상황에서 사드라는 민감한 현안을 내세우기 보다는 원만한 관계형성에 무게를 둔 유연한 외교를 펼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는 사드 문제를 아예 거론하지 않았다. 최근 10억 달러 배치 비용 발언으로 한미관계가 껄끄러워진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대신 내달 중순으로 예상되는 조기 방미 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의 스킨십을 넓히는 데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베 총리와는 2015년 위안부 합의를 놓고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향후 재협상 국면으로 치달을 경우를 대비한 사전 포석으로 읽힌다. 특히 문 대통령이 국민 정서를 거론하고 일본 정치권의 올바른 역사 인식을 촉구한 것은 한일관계의 냉각기가 앞으로 상당기간 계속될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문 대통령은 위안부 합의에 부정적인 국내 여론을 언급하면서도 대선공약인 위안부 합의 재협상 얘기는 직접 꺼내지 않았다. 기선을 제압하되 수위를 조절하는 일종의 밀당 전략인 셈이다. 신범철 국립외교원 교수는 “위안부 합의를 둘러싼 갈등이 민간의 영역이라는 점을 재차 짚으면서도 일본을 지나치게 자극할 수 있는 재협상 이야기는 미뤄둔 것”이라며 “일단 양국관계를 더 이상 악화시키지는 않겠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일본은 민감하게 반응하며 위안부 재협상 논의 자체를 차단하려는 기색이 역력했다. 교도(共同)통신은 “국제사회에서 평가 받고 있는 만큼 책임을 갖고 (위안부 합의를) 실시(이행)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못박았다는 아베 총리의 통화내용을 강조해 전하면서,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문 대통령을) 일본에서 맞길 기대하고 있다”며 조기 방일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앞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문 대통령 취임 첫날인 10일 “한국측에 끈질기게 모든 기회를 포함해 한일간 합의의 착실한 이행을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위안부 선공에 대응해 일본측이 또 어떤 카드를 내밀지 주목된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도쿄=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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