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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시련의 유승민

입력
2017.05.02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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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보수 동료들 배신에도

“탈당 결정 내린 심정 이해”

동정론 일며 후원건수 10배로

후보 단일화 요구를 받고 있는 바른정당 유승민 대선후보가 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을 나서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후보 단일화 요구를 받고 있는 바른정당 유승민 대선후보가 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을 나서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배신자’로 낙인 찍혔던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가 또다시 시련을 맞이했다. 박 전 대통령의 패권정치와 결별하기 위해 옛 새누리당 둥지를 박차고 나와 보수혁신의 기치를 들고 대선 후보에 올랐지만 이번에는 개혁보수 동지들로부터 배신을 당했다.

유 후보는 박 전 대통령 탄핵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정치적 기반인 대구ㆍ경북(TK)에서 배신자 프레임과 싸워야 했다. 때문에 대선 레이스 초반부터 한자릿수 초반대의 지지율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여기에 보수혁신의 기치를 내걸고 탄핵 정국에서 옛 새누리당을 동반 탈당했던 바른정당 동료 의원들마저 낮은 지지율을 빌미로 유 후보를 흔들어대면서 유 후보는 불면의 밤을 보내야 했다.

탈당파 의원들은 지난달 24일 의원총회를 열고 유 후보 면전에서 사실상 후보 사퇴를 의미하는 3자 단일화를 촉구하기도 했다. 유 후보는 “후보를 민주적 절차를 거쳐 뽑아놓고 막판에 흔들기를 하는 경우는 정당 역사상 없었다”며 “선거운동을 하지 않을 거면 최소한 흔들기는 말아야 한다”며 완주 의지를 꺾지 않았다.

유 후보는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배신자로 낙인 찍힌 뒤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할 정도로 마음 고생이 심했다. 2015년 7월 공무원연금법 개정안과 국회법 개정안을 연계 처리한 죄로 원내대표에서 내쳐진 그는 지난해 4ㆍ13 총선에서 친박계에 의해 부작위 컷오프(공천배제)를 당하는 수모까지 겪어야 했다. 와신상담 끝에 무소속으로 대구 지역구에서 4선에 성공한 뒤 개혁보수 신당의 대선 후보까지 올랐지만 이번에는 보수혁신 동료들로부터 칼을 맞는 신세가 됐다.

유 후보는 이날 집단 탈당에 따른 안팎의 시련에도 담담하게 유세 일정을 소화하고 TV토론 준비에 매진했다. 그는 서울 영등포경찰서 중앙지구대 방문 일정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탈당을)가슴 아프게 생각한다. 그런 결정을 할 수밖에 없었던 그분들 심정도 이해한다”면서도 “바른정당에서 새로운 보수의 희망을 만들어 보겠다는 생각으로 정치를 하고 있고, 대선 과정도 그 일부라고 생각한다. 5월 9일 국민 선택을 받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바른정당에 동정론이 쏟아지면서 유 후보는 그나마 위안을 얻고 있다. 유 후보 캠프 관계자는 “평소 40~50건에 그친 후원 건수가 2일 하루에만 500건이 넘는 등 평소보다 10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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