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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내각부 홈피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삭제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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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내각부 홈피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삭제 파문

입력
2017.04.1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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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담긴 재해관련 보고서 없애

정부 “요청하면 이메일 발송 검토”

1982년 9월 일본 도쿄 인근 하천 아라카와 부지에서 간토대지진 조선인 희생자 유골 발굴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사단법인 호센카의 니시자키 마사오 이사가 펴낸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의 기억’에 실린 사진이다. 도쿄=연합뉴스
1982년 9월 일본 도쿄 인근 하천 아라카와 부지에서 간토대지진 조선인 희생자 유골 발굴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사단법인 호센카의 니시자키 마사오 이사가 펴낸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의 기억’에 실린 사진이다. 도쿄=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1923년 간토(關東)대지진 당시 조선인 학살 내용이 포함된 재해관련 기록을 내각부 홈페이지에서 슬며시 삭제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일본이 또 다른 역사 지우기에 나선 것은 물론, 재난 때 벌어졌던 소수집단을 향한 집단 광기에 대해 정부의 자성의지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아사히(朝日)신문은 정부 내 전문가집단인 ‘재해교훈의 계승에 관한 전문조사회’가 과거 작성한 보고서를 내각부가 최근 홈페이지에서 삭제했다고 19일 보도했다. 보고서는 17세기 에도시대 이후 발생한 재해들을 소개하고 이를 후대에 전달하기 위해 2003년부터 7년여에 걸쳐 작성된 것이다. 내각부가 보고서를 삭제한 이유는 제2편 ‘살상사건의 발생’(총 15페이지) 부분에 간토대지진 당시 조선인 학살 내용이 담겨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홈페이지에서 사라진 간토대지진 관련 보고서에는 10만5,000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사망 혹은 실종자 중 1% 넘게 피살된 것으로 추정되며 ‘조선인 학살자가 가장 많았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었다. 규모 7.9의 강진이 발생하자 도쿄 등에선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 등의 유언비어가 유포돼 경찰ㆍ군인들에 의해 재일조선인 등 6,000여명이 학살됐다.

일본 시민사회에서는 학살 자료를 보관하고 있으면서도 홈페이지에서 삭제한 내각부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정부는 인터넷 게재가 불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내각부는 “왜 이런 내용이 실려 있느냐는 비판이 (국민들로부터) 제기됐다”며 “게재 후 7년이나 지나 담당부서 판단으로 홈페이지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를 보고 싶은 사람에게는 이메일로 보내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도쿄=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1923년 9월 10일자 일본 매일신보. '간토대지진 당시 조선인들이 폭동을 조장하고 있다'는 내용을 다뤘다. 뉴시스
1923년 9월 10일자 일본 매일신보. '간토대지진 당시 조선인들이 폭동을 조장하고 있다'는 내용을 다뤘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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