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14회를 맞은 서울환경영화제가 내달 18일부터 24일까지 서울 이화여대 ECC 삼성홀과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열린다. 국제환경영화경선, 한국환경영화경선 등 2개의 상설 부문과 기후변화, 탈핵, 새로운 환경운동을 위한 비전, 제리 로스웰 특별전, 울주산악영화제(UMFF) 초이스, 지속가능한 삶 등 비상설 부문에서 40여개국 영화 55편(장편 40편, 단편 15편)이 상영될 예정이다.
개막작은 미국 다큐멘터리 ‘유령의 도시’(2017)이다. 무장테러단체 IS가 점령한 시리아에서 언론 자유를 위해 싸우는 시민 저널리스트 그룹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국정농단사태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파문을 겪은 한국사회에서 인권과 평화, 표현의 자유까지 넓은 의미의 환경 문제로 다뤄져야 한다는 영화제 측의 문제의식이 반영된 작품 선정이다.
19일 서울 중구 환경재단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맹수진 프로그래머는 “산업화 시대의 협소한 환경운동에서 벗어나 생명 존중의 가치 아래 인권과 자유까지 포괄하는 환경운동으로 나아가려 한다”고 올해 영화제의 기조를 설명했다. 맹 프로그래머는 “세계적인 추세와 반대로 가는 정부의 환경 정책에 적극적으로 문제제기를 할 수 있는 영화들을 발굴했다”며 “디지털 시대 온라인에서의 환경 문제도 중요해지고 있는 만큼 영화제가 다루는 주제와 소재의 범위를 계속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화제 측은 주요 이슈들이 환경 정책으로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와 목표를 담아 ‘환경비전 5’도 선언했다.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미래지향적인 환경 정책 촉구, 탈핵과 대안 에너지 탐색, 새로운 환경운동 지향, 표현의 자유 회복, 시민 참여 등을 내용으로 한다. 최열(환경재단 대표) 환경영화제 집행위원장은 “강의를 10번 듣는 것보다 좋은 영화 한 편이 주는 감동이 더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며 “앞으로 각 환경단체 및 시민단체, 개별 시민들이 동등한 주체로 참여하는 환경영화제로 전환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영화제 홍보대사로 배우 전석호와 신현빈이 위촉됐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꿈의 제인’으로 주목받은 구교환 감독과 이옥섭 감독이 공식 트레일러를 연출했다. 배우 천우희가 출연한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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