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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컨벤션센터의 ‘부끄러운’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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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컨벤션센터의 ‘부끄러운’ 민낯

입력
2017.04.12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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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감사위원회 감사 결과

문책 임원 봉급 삭감엔 눈 감고

시설 임대료 할인은 들쭉날쭉

폐기물 업무 용역업체에 떠넘겨

김대중컨벤션센터 전경
김대중컨벤션센터 전경

광주시 산하 공기업인 김대중컨벤션센터의 주먹구구식 운영 등 부끄러운 민낯이 드러났다. 센터 운영 실태 등에 대한 광주시감사위원회의 종합감사결과 보고서를 통해서다. 전시장 임대료 할인 규정을 들쭉날쭉하게 적용하거나, 문책을 받은 임원에 대한 봉급 감액도 눈 감아주고 폐기물 관련 업무를 대행업체에 맡기는 등 예산 집행 및 조직ㆍ인사 관리 곳곳에 난맥상을 보였다.

12일 감사 결과에 따르면 전직 센터 임원 A씨는 2014년 7월 회계질서 문란행위 등에 대한 관리감독 소홀을 이유로 광주시로부터 경고 처분을 받았다. 센터의 임원복무규정 등에 따르면 문책(경고)을 받은 임원은 경고 기간 동안 봉급을 10% 삭감해 지급받게 돼 있지만 센터는 이를 지키지 않았다. 경고 기간도 임명권자인 광주시장으로부터 방침을 받아 1~6개월 사이에서 확정하도록 돼 있지만 이 역시 무시했다. 감사위원회는 센터 측이 A씨의 봉급을 삭감하지 않은 금액이 최소 52만3,520에서 최대 314만1,120원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전시장과 회의실 임대 사업은 관련 규정이 상충돼 임대료 할인이 주먹구구식으로 적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센터는 전시장인 다목적 홀을 빌려 줄 때 임대비수기(1ㆍ2ㆍ7ㆍ8ㆍ12월)엔 임대료율의 30%를 할인해 주고 있다. 반면 회의나 세미나, 연회용으로 쓰이는 회의실에 대해선 임대료 할인 규정이 없다. 이 때문에 센터 측은 비수기 때 임차인이 다목적홀을 빌리더라도 회의실 용도로 쓴다면 임대료를 할인해 주지 않고 있다. 실제 센터는 2014년 2월부터 2016년 9월까지 전시장인 다목적홀을 81번 임대해 줬는데, 이 중 임대비수기 때 전시장 운영 규정이 아닌 회의실 운영 규정을 적용, 임대료를 할인해 주지 않은 게 31번에 달했다.

업무추진비 집행과 전시장 청소 업무도 도마에 올랐다. 센터 측은 2016년도 지방공기업 예산편성기준에 따라 업무추진비의 사용범위 및 집행 절차 등에 대한 세부 지침을 마련해야 하지만 여태껏 이를 지키지 않은 채 업무추진비를 마음대로 집행했다. 실제 센터는 업무추진비를 사용할 때 사전에 집행품의를 해야 하는데도 2014년 2월부터 2016년 9월까지 2,621만7,000원을 집행 품의도 없이 사용했다. 센터는 전시장 임차인이 청소 업무를 맡고 있는데도 별도로 전시장 청소용역을 맺어 2014년부터 2016년 9월 말까지 128개 행사에 1억3,249만3,000원의 예산을 낭비하기도 했다.

센터 내 폐기물 처리 업무는 엉터리 그 자체였다. 센터는 사업장 폐기물 반출 시 업무담당자가 반출확인서와 계량증명서, 한국환경공단의 폐기물처리 전자정보시스템(올바로시스템) 입력 등을 확인하고 폐기물 처리용역 정산보고 결재 후 처리비용을 지출하도록 했다.

그러나 2014년부터 담당자들은 올바로시스템 사용을 위한 공인인증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폐기물처리 용역업체에 넘겨줘 대신 폐기물 처리 현황을 입력하도록 했다. 시 감사위원회는 김대중컨벤션센터에 대해 시정 5건, 주의 5건, 개선 1건 등의 조치를 내렸으며 1,690만원을 회수토록 조치했다. 또 직원 7명에 대해서는 경고, 4명에 대해선 훈계 조치했다.

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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