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 후유증 최소화 의지
극성 지지자들에 자제 당부
安ㆍ李 측 인사 대거 중용 전망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앞에 놓인 최우선 과제 중 하나가 당내 통합이다. 경선 기간 동안 문 후보 극성 지지자인 ‘문빠’가 주도한 문자폭탄ㆍ18원후원금 공격으로 적잖은 생채기가 남았다. 자칫 대선을 30여일 앞둔 시점에 경선 후유증으로 적전분열 하는 치명적 상처로 덧날 수 있다. 결국 문 후보의 ‘원 팀(One Team)’ 선거대책위원회에 참여할 인사 면면이 통합과 포용의 척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는 3일 후보수락 연설에서 “그 동안 어느 캠프에 있었든, 누구를 지지했든, 이제부터 우리는 하나”라며 “함께 할 때 우리는 강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종석 문 후보 비서실장은 앞서 페이스북에 “이제 서로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달하고, 따뜻한 연대의 정을 나누자”고 극성 지지자들의 자제를 당부하는 메시지를 냈다.
통합과 포용을 위해 문 후보 측은 이미 선대위 구성 방향을 ‘용광로 선대위’로 제시하고 있다. 후보 경선이 끝나면 캠프를 해체하고 당 중심의 선대위를 새로 꾸리겠다는 뜻도 이미 밝혔다. 문 후보 스스로도 경선 기간 내내 “정권교체를 향해 가는 길에서 우리는 ‘원 팀’, 언제나 동지”임을 여러 차례 강조해 왔다.
그런 만큼 이른바 ‘친문(재인)’ 색깔을 최소화하며 경선에서 경쟁했던 인사들을 과감하게 중용할 가능성이 크다. 친문 인사들의 2선 후퇴 가능성도 점쳐진다. 문 후보 캠프 핵심 관계자는 “캠프 인사 중 본선에 실질적 역할과 기여를 할 수 있는 최소 인력만 당 차원의 선대위에 결합해 힘을 보태고 나머지는 지역과 현장에서 나름의 역할을 하기로 했다”며 “캠프는 경선을 끝으로 해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과 포용에 대한 실질적 평가는 안희정ㆍ이재명 경선 캠프에 참여한 인사에 대한 적절한 안배 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경쟁 후보들이 공동선대위원장을 맡는 게 관례지만 안 지사와 이 시장은 현직으로 돌아가야 한다. 이에 따라 안 지사 캠프에서 의원멘토 단장을 맡았던 박영선 의원과 이 시장 캠프 총괄선대본부장인 정성호 의원이 실질적 역할을 맡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제는 문 후보 캠프에서 박 의원 등에 대한 심리적 거부감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경선 막판 안 지사가 네거티브 전략에 몰입한 데에 박 의원이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때문이다. 비문 진영도 이런 사정을 모를 리 없다. 비문계 한 의원은 “문 후보가 2012년 대선 당시에도 소속 의원 128명 전원이 선대위라며 말로는 통합과 화합을 앞세웠지만 일부 친노계를 제외하면 실제 역할은 전무했다”며 “또다시 들러리를 서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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