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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치소 생활 적응 빠른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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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치소 생활 적응 빠른 박근혜

입력
2017.04.0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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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권력자서 미결 수용자로

환경변화 혼란 예상과 달리

“특이한 동향 없이 주말 보내”

현실 직시하고 재판 대비할 듯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서울구치소로 이송되고 있다.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지난달 31일 구속 수감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생애 처음인 구치소 생활에 비교적 빠른 속도로 적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과의 1차 승부에서 ‘완패’를 당한 셈이지만, 진짜 ‘본 게임’이라 할 수 있는 향후 재판단계에 잘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이제는 자신이 처한 현실을 직시하는 쪽으로 마음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지난 주말 경기 의왕시 소재 서울구치소 여성사동에 마련된 10.58㎡(3.2평) 크기의 독거실(독방)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홀로 보냈다. 주말에는 변호인 접견이 허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전날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가 영치품으로 넣어준 책들을 읽거나 TV를 주로 시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치소 내 TV는 법무부 교화방송 ‘보라미 방송’으로 채널이 고정돼 있어 방영된 지 2~3주 지난 지상파 프로그램만 볼 수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최고 권력자였던 박 전 대통령의 일과는 다른 미결수용자들과 다를 바 없었다. 오전 6시30분 점호로 하루가 시작되면 침구 정돈도, 식사 후 식기 세척도 모두 자신이 직접 해야만 했다. 한 끼당 1,400원 꼴인 식사 메뉴, 예컨대 1일 조식으로 제공된 케첩과 치즈를 곁들인 식빵과 수프, 야채샐러드, 두유 등도 다른 이들과 동일했다. 이전과는 180도 달라진 생활환경에 혼란스러워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박 전 대통령은 수감 첫날 독방에 들어가기 직전 눈물을 쏟아낸 것만 제외하면 담담한 모습으로 구치소 생활에 임하는 등 안정을 되찾고 있다고 한다. 법무부 관계자는 “교정시설 관련 상황은 자세히 알기가 어렵지만, 박 전 대통령 관련 특이동향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만 박 전 대통령의 이러한 ‘적응’이 완전한 체념을 뜻하는지는 미지수다. 지난 1일 영장 발부 후 굳은 표정으로 “억울하다”는 말을 되풀이 한 것으로 알려진 박 전 대통령이 구속 상태를 벗어나기 위해 ‘구속적부심 심사’나 ‘보석 청구’ 등의 카드를 꺼내 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구속적부심이란 구속이 적합한지에 대해 법원의 판단을 다시 구하는 것으로, 피의자 측의 청구가 들어오면 법원이 48시간 이내에 피의자 심문을 거쳐 이유가 있다고 판단될 때 석방을 명하는 제도다. 하지만 ‘피해자와의 합의’ 등 특별한 사정 변경이 있지 않을 땐 기각되는 게 대부분이어서, 뇌물수수 혐의를 받는 박 전 대통령이 사용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견해가 많다.

오히려 박 전 대통령 측으로선 검찰 기소 때까진 최대한 수사에 협조해 ‘증거인멸 우려’를 해소시킨 뒤, 법원으로 사건이 넘어간 다음에 보석 청구를 할 공산이 크다. 법원이 정한 보증금을 납부하고 “재판에 성실히 출석하겠다”는 약속을 하는 절차로 석방을 이끌어내려 할 것이라는 말이다. 물론 박 전 대통령처럼 최고 무기징역 또는 장기 10년 이상의 징역형에 해당하는 혐의가 있는 피고인은 신청할 수 없는 게 원칙이지만, 질병 등의 사유가 있을 땐 예외적으로 신청이 가능하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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