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뇌물공여’ 사건을 맡은 재판장의 장인이 정수장학회 이사를 지내는 등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61ㆍ구속기소)씨 일가와 인연이 있다는 논란이 확산되자 법원이 재판부를 재배당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건을 형사합의33부(부장 이영훈)에서 부패전담 재판부인 형사합의27부(부장 김진동)에 재배당했다고 17일 밝혔다. 법원 관계자는 “이 부장판사가 해당 사건을 처리하기 곤란하다는 취지로 재배당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 부장판사의 장인인 임정평(77) 단국대 법과대학 명예교수는 1984년부터 4년간 정수장학회 이사로 재직했고 이때 최씨 아버지인 최태민씨를 만났다. 특히 과거 독일 유학 중 한인회장을 지냈던 경력이 있는 임 교수는 최순실씨가 1980년대 독일에 갈 때 최태민씨 측 부탁을 받고 윤남수씨를 소개해 주기도 했다. 최씨의 독일 ‘집사’라 불리는 데이비드 윤(49ㆍ한국명 윤영식)의 부친이 윤남수씨다.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 도움을 받을 목적으로 최씨 측에 433억 원대 뇌물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이 부회장 사건은 이로써 두 차례나 재배당되는 곡절을 겪게 됐다. 당초 1차 영장 청구 당시 기각했던 조의연 부장판사에게 배당됐지만, 조 부장판사가 논란을 의식해 회피신청을 하면서 이 부장판사에게 사건이 넘어갔었다.
김민정 기자 fac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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