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내 정상화 방안 확정
임종룡 금융위원장 직접 나서
야권 반응 싸늘… 실현 미지수
그간의 “절대 불가” 방침에서 대우조선해양에 추가자금을 지원하기로 입장을 선회한 정부가 이번 주말부터 대대적인 정치권과 여론 설득 작업에 나선다. 여전히 미래가 불투명한 기업에 대규모 혈세를 또 투입하는 데 대한 반감이 큰 상황에서 최소한의 사회적 합의와 추진동력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회 반응이 전반적으로 싸늘해 정부의 추가 지원 방안이 최종 실현될 지는 미지수다.
1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등과의 조율을 거쳐 늦어도 이번 일요일(19일)까지는 대우조선 정상화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후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 방안을 들고 국회를 돌며 각 당 의원들을 상대로 대대적인 설득 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현재 대우조선이 처한 절체절명의 상황을 솔직히 설명하고 국회 동의를 얻어 부실기업에 대규모 혈세를 투입하는 것과 관련해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다.
임 위원장은 또 최종 방안을 발표하기 하루 전인 오는 22일엔 언론사 부장단을 초청해 정부 입장을 상세히 설명하는 간담회를 연다. 이 역시 여론의 공감대를 끌어내기 위한 노력이다.
이 같은 정부의 계획은 현재 대우조선이 안고 있는 딜레마와 무관치 않다. 그간 정부 내에서도 대우조선 추가 지원 결정에 이견이 적지 않았다. 무엇보다 정부가 “추가 자금 지원은 없다”고 줄곧 강조했던 터라 입장 선회에 따른 비난이 불 보듯 뻔하다. 때문에 향후 책임질 일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추가 지원 여부는 차기 정부로 넘겨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하지만 정부는 결국 대우조선을 살리기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원칙만 고수해 대우조선을 죽이기엔 파장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대우조선 청산 시 경제 전반의 손실만 60조원으로 추산되고 당장 4만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 정부 스스로 인정하듯 당장 추가 자금을 넣는다고 반드시 살아날 거란 보장도 없는 상황이지만 막대한 파장을 막기 위해선 추가 지원이 불가피한 난감한 상황인 셈이다.
다만 추가 자금지원이 채권단의 고통 분담(채무재조정)과 병행되지 않으면 자칫 정부 지원금이 채권단 빚 갚기에만 쓰여 구조조정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현재로선 채권자들이 채무재조정에 동참하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신규 자금을 브릿지론(단기대출) 형태로 지원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정부는 회계법인이 대우조선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지원 규모를 확정할 예정인데, 대략 3조~5조원대가 될 거란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하지만 이런 방안도 정치권의 동의 없이 정부 단독으로 추진하기는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국회 쪽 반응은 아직까지 싸늘하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정부 예상이 모두 틀렸는데 이제 와서 추가 지원을 거론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며 “무대응 방침까지 거론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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