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금리 인상에
하반기 분양물량 폭탄 악재
차기 정부 규제 강화 가능성
가격조정 바닥까지 관망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3개월 만에 다시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국내 부동산 시장은 악재가 더 늘었다. 5월 대통령 선거와 이에 따른 주택 정책 변화, 올 하반기 입주물량 폭탄까지 맞물리며 부동산 매수 심리가 급속도로 위축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 진단이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16일 “미국의 금리 인상은 오래 전부터 예고돼 국내 주택담보대출 금리 등에 이미 선반영된 만큼 당장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그러나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이 예고됐고 하반기 국내 입주 물량도 급증할 예정이어서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 전망은 밝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부동산 전문가들도 국내 부동산 시장의 대내외적 환경이 녹록지 않은 시점에 금리가 인상돼 장기적 측면에서 위축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2월 들어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값이 꿈틀대는 등 부동산시장이 활기를 되찾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컸는데 금리 인상으로 시장이 다시 가라앉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도 “시중 은행이 주택담보대출이나 집단대출 금리를 더 올릴 수 있어 장기적으로 주택 거래량이나 가격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5월 9일 대통령 선거 후 출범할 차기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강화할 가능성이 커 하반기 시장 전망은 더욱 암울하다. 하반기 아파트 입주 물량이 상반기(14만4,503가구)의 1.6배에 이르는 22만5,256가구에 달하는 점도 부담이다. 이 팀장은 “유력 대선 후보들의 부동산 공약은 보유세 강화, 전·월세 상한제 도입 등 시장 규제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입주물량 증가와 맞물려 시장 상황이 하반기엔 더 악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당장 무리해서 주택을 살 필요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 시각이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하반기에 입주량이 늘면 전세시장이 안정되고 집값도 추가 하락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주택 공급 누적에 따른 가격 조정이 바닥을 다지는 내년 하반기까지 느긋하게 기다리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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