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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ㆍ수학 사교육비 줄고 예체능 사교육비는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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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ㆍ수학 사교육비 줄고 예체능 사교육비는 늘어

입력
2017.03.14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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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월 사교육비 25만원 ‘사상 최고’

지난해 초중고교생 1인당 월 평균 사교육비가 25만6,000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학생 수는 21만명이나 줄었는데도 총 사교육비는 되레 증가하고 있어 사교육 경감을 위한 대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교육부와 통계청은 지난해 전국 초중고 학부모 4만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6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지난해 학생 1인당 월 평균 사교육비는 25만6,000원으로 정부가 관련 조사를 시작한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1만2,000원이나 늘어나 역대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을 뿐 아니라, 현 정부 출범 후 3년간 총 증가액(8,000원)보다도 많다. 이 수치는 사교육을 받지 않는 학생까지 포함시킨 1인당 평균액으로, 실제 사교육을 받는 학생들의 지출 평균은 37만8,000원에 달한다.

총 사교육비 규모 역시 7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총 사교육비는 2009년 21조6,000억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후 6년 연속 감소했으나, 지난해 전년보다 2,300억원 증가한 18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초중고 학생 수는 588만3,000명으로 2015년보다 21만명 가까이 줄었는데도 사교육시장은 오히려 더 팽창한 것이다.

예체능 사교육이 전체 사교육 규모를 키웠다는 게 교육부 설명이다. 영어 수학 등 교과 사교육비 총 규모는 13조5,000억원으로 전년보다 4,000억원 줄었지만, 체육 음악 미술 등 예체능 사교육이 4조6,000억원으로 6,000억원이나 늘었다. 1인당 월 평균 사교육비도 교과 사교육은 1,000원 늘어나는데 그친 반면, 예체능은 1만원이나 증가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소득증대, 교육수준 향상, 가치관 변화 등으로 인해 교과 사교육은 줄어들고 소질ㆍ적성 계발을 위한 예체능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소득별 사교육비 격차도 역대 최대로 벌어졌다. 지난해 소득 700만원 이상 최상위 가구의 월평균 사교육비는 44만3,000원으로, 100만원 미만의 최하위 가구(5만원)보다 8.8배나 많았다. 2015년 격차(6.4배)보다도 훨씬 더 벌어진 것이다. 실제로 월 평균 소득 600만원 미만의 모든 가구에서 사교육비가 줄었지만, 600만~700만원 미만 가구는 1.2% 늘었고, 700만원 이상 가구는 5.6%나 늘었다.

한편 지난해 자유학기제가 전면 도입된 중학교의 사교육 참여율은 63.8%로 2015년보다 5.5%포인트 감소했다. 초등학교는 전년 대비 0.8%포인트 줄었고, 고등학교는 2.3% 늘었다. “자유학기제가 사교육 감소에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게 교육부 자평이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해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수능 영어 절대평가가 도입됐는데도 고교생의 영어 사교육비가 증가한 것은 대학서열화로 인한 입시 경쟁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사교육비 문제도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대선 후보와 정부는 사교육비 경감을 위한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남보라 기자 rarar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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