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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 200년 디아스포라 견딘 힘은 단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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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 200년 디아스포라 견딘 힘은 단결”

입력
2017.03.0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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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라 출신 홍익희 세종대 교수

해외 근무 때 자료 기반

아바라함부터 월스트리트까지

‘유대인 경제사’ 10권 완간

제조업 중심 인도로 이동 예상

“영화ㆍIT 등 다른 분야 찾아야”

'유대인 경제사' 10권을 내놓은 홍익희 세종대 교수가 유대인의 성공비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youngkoh@hankookilbo.com
'유대인 경제사' 10권을 내놓은 홍익희 세종대 교수가 유대인의 성공비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youngkoh@hankookilbo.com

“서구 쪽은 홀로코스트 때문에 유대인에 대해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닙니다. 일본과 중국 쪽은 ‘유대계 금융 자본이 세계를 장악했다’는 식의 음모론적 서술이 대부분입니다. 제 책은 ‘친유대’, ‘반유대’를 떠나 유대인을 중심으로 세계 경제사를 객관적으로 정리했다는 자부심이 있습니다.”

몇 년 전 출판계에 한 소문이 떠돌았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출신이 유대인에 대한 엄청난 분량의 글을 썼는데, ‘초짜’ 저자다 보니 출판사들마다 망설인다는 얘기였다. 그 소문의 책이 ‘유대인 경제사’ 전 10권(한스미디어)으로 올해 마침내 완간됐다. 10권이란 분량에서 짐작할 수 있듯 성서의 아브라함에서 현대의 월가까지 두루 다뤘다. 저자 홍익희(65) 세종대 교수를 8일 서울 세종로 한국일보에서 만났다.

홍 교수는 1978년 입사 이후 2010년 정년퇴임할 때까지 미국, 멕시코, 스페인 등에서 무역관장으로 지냈다. 제조업체 수출 지원을 위해 현지조사, 자료조사 등을 해 시장, 제품에 대한 분석 보고서를 지속적으로 써내는 것이 주요 업무였다. 그 때마다 ‘유대인 파워’를 느꼈고 궁극적으로는 유대인처럼 제조업을 뛰어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널드 토인비는 제조업의 중심이 영국, 미국, 일본, 한국, 중국, 인도로 차례차례 넘어간다는 ‘서진(西進)설’을 내놨어요. 우리도 제조업말고 뭔가 다른 걸 찾아봐야 한다는 얘길 꼭 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10번째 책에서는 금융 외에 영화ㆍITㆍ관광ㆍ유통 등 다양한 비제조업 분야를 조명했다.

호기심으로 모아둔 각종 자료가 큰 도움이 됐다. 결심이 선 뒤 더 열심히 자료를 모으고 쓰기 시작했다. 되도록이면 경제나 역사에 대한 사실 관계를 계속 수집하고 수정했다. 책 자체는 정년 퇴임 이전에 얼개가 얼추 잡혔다. 하고 싶은 말이 많다 보니 손을 댈수록 자꾸만 분량이 늘어났다. 그렇게 완성된, 개략적인 10권 책의 목차를 내보였더니 출판사들이 모두 손을 내저었다. 어쩔 수 없이 10권을 1권으로 대폭 축약해 2013년 ‘유대인 이야기’(행성B잎새)로 내놔야 했다.

반전은 여기서 시작됐다. 1권으로 축약했다 하나 10권짜릴 줄이다 보니 그래도 660여 쪽 두께의 책이 됐다. 그럼에도 입소문을 타고 베스트셀러가 되더니 네티즌 선정 ‘올해의 책’으로 뽑혔다. 다음해 내놓은 ‘세 종교 이야기’(행성B잎새) 또한 베스트셀러가 됐다. 이후 월가, 달러전쟁 등을 주제로 책을 계속 써냈다. 유대인을 중심으로 정치, 경제, 종교 문제를 재미있게 풀어내는 저자의 등장에 대학도 반응했다. “곧바로 몇 개 대학에서 제안이 왔어요. 고맙게도 세종대에서 아예 교수직을 내밀었고, 그 덕분에 석ㆍ박사 학위도 없는데 대학 강단에 설 수 있었지요.” 유대인, 리더십, 금융, 서양종교 등을 주제로 강의했다. 이 정도 되니 비로소 10권을 다 내보겠다는 출판사가 나타났다. 홍 교수가 ‘소원성취’를 하게 된 과정이다.

홍 교수는 유대인의 힘으로 ‘단결’을 꼽았다. “너희들은 서로가 서로를 보호하는 보호자이자 형제들이라는 게 유대교의 교리에요. 그 교리가 2,000년의 디아스포라를 견디게 해준 힘입니다.” 다음 책은 이 교리를 각인시키는 유대인들의 자녀교육에 초점을 맞춰볼 생각이다. “유대인은 남자는 13살, 여자는 12살이면 성인식을 치러줍니다. 유대교에서 성인식이란 아이가 이제 ‘사람의 자녀’에서 ‘신의 자녀’로 넘어간다는, 큰 의미가 있어요. ‘사람의 자녀’일 때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느냐, 그 얘길 꼭 들려드리고 싶어요.”

코트라 재직 경험을 살린 ‘한국 무역사’도 구상 중이다. “대학 강단에 서다 보니 젊은이들에게 부모세대들이 어떻게 뛰어다녔는지 들려주고 싶었다”고 했다. 그의 무모한 도전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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