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에도 '무풍지대'
거주 편리하고 임대 전환 유리
‘신촌그랑자이’ 경쟁률 89대1
*상반기 6곳 분양 예정
수요 풍부 시세상승 가능 커
“거주 목적 땐 소음 등 따져야”
국내 부동산 시장엔 웬만한 불경기나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도 꿈쩍하지 않는 ‘무풍지대’가 있다. 걸어서 5분이면 지하철 역을 이용할 수 있는 이른바 ‘초역세권 입지 아파트’다. 지난해 ‘11ㆍ3 부동산 대책’ 이후 서울 강남지역에서조차 미분양이 속출했지만 이런 초역세권 아파트들만은 ‘조기 완판’(완전판매) 행진을 이어갔다. 직접 거주하기도 편리할 뿐 아니라 찾는 이들이 많아 임대전환에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의 미분양 아파트(274가구)는 전달(268가구)보다 6가구 늘어났다. 소폭이지만 서울 지역 미분양이 전달보다 늘어난 건 6개월 만이다. 서울의 미분양 아파트는 작년 7월 426가구를 정점으로 8월 372가구, 9월 327가구, 10월 283가구, 11월 268가구로 꾸준히 감소했다. 미분양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건, 11ㆍ3 대책으로 1순위 청약 조건이 강화되고 강남4구(서초ㆍ강남ㆍ송파ㆍ강동구)의 분양권 전매가 사실상 금지되면서 분양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됐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실제 11ㆍ3 대책 발표 이후 ‘강남 불패’라는 표현이 무색하게 서초구 ‘방배아트자이’가 미분양됐고, 동작구 ‘사당 롯데캐슬 골든포레’, 서대문구 ‘연희파크푸르지오’ 등이 미분양 상태로 남았다.
반면 요즘도 분양 직후 완판되는 단지들이 있다. 지난해 12월 종로구 ‘경희궁 롯데캐슬’은 11ㆍ3 대책 이후 서울에서 공급된 단지 가운데 최고 경쟁률(평균 43대1)을 기록하며 3일만에 계약을 모두 마쳤다. 작년 말 분양한 마포구 ‘신촌그랑자이’ 역시 89대1의 최고 경쟁률로 5일 만에 완판됐고 강서구 ‘e편한세상 염창’은 평균 경쟁률 9.46대1로 일주일 만에 모든 물량을 소진했다. 이들 단지의 공통점은 걸어서 5분 안에 지하철 역을 이용할 수 있는 초역세권 단지라는 점이다.
이처럼 초역세권 아파트단지의 인기가 높은 건 대중교통 인프라와 각종 편의시설로 인해 임대 수요가 꾸준하고 그에 따른 프리미엄도 높게 형성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입주한 성동구 ‘왕십리센트라스’에선 분양가가 5억1,000만원이었던 전용면적 59.99㎡의 5층 아파트가 지난달 9일 5억8,500만원에 거래됐다. 불과 3달 사이 7,500만원이 뛴 셈이다. 작년 말 입주한 마포구 ‘e편한세상 신촌’의 전용면적 84㎡는 분양 당시보다 1억원 가량 올랐다.
올해 상반기에도 서울 지역엔 초역세권 단지 분양이 이어질 예정이다. 대부분 도시정비 사업을 통해 나오는 아파트로 서초ㆍ은평ㆍ송파ㆍ마포ㆍ강동ㆍ금천구에서 총 6개 단지가 공급된다.
우선 내달 대림산업이 송파구 거여2-2구역을 재개발해 ‘e편한세상 거여2-2구역’을 분양할 계획이다. 지하철 5호선 마천역이 가깝다. 총 1,199가구 가운데 378가구가 일반 분양된다. 5월에는 은평구 수색4구역에 롯데건설이 ‘롯데캐슬 수색4구역’을 공급한다. 1,182가구 가운데 519가구가 일반 분양되는 이곳은 경의중앙선 수색역 1번 출구가 인접해있다.
같은 달 SK건설은 5ㆍ6호선 공덕역 바로 옆에 전체 472가구(일반 분양 255가구)의 ‘공덕SK리더스뷰’를 분양한다. 6월에는 대림산업과 현대건설이 지하철 5호선 상일동역 3번 출구 바로 앞에 있는 고덕주공3단지를 재건축해 짓는 4,066가구(일반 분양 1,398가구) 규모의 대단지를 공급한다. 이어 3ㆍ7ㆍ9호선 고속터미널역 옆에서 GS건설의 ‘신반포6차 자이’가 분양되고 1호선 독산역 옆에 롯데건설의 ‘독산 뉴스테이’ 1,065가구가 시장에 나올 예정이다.
다만 초역세권 단지에도 유의할 점은 있다. 지하철 역과 인접해 교통ㆍ생활 편의성은 높지만 큰 도로와 접해 있거나 지상으로 열차가 다녀 소음 등에 노출될 수 있다. 특히 거주 목적이라면 반드시 주변을 직접 둘러보고 소음발생 여부와 유해시설 등이 있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올해 상반기 중 분양할 서울의 초역세권 단지들도 대기 수요가 풍부해 대부분 선전할 것으로 보인다”며 “초역세권이면서 녹지나 대형마트 등이 있는 곳이 향후 시세상승 가능성이 큰 만큼 이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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