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인문학 활성화' 문재인 '교육기구 개편' 호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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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인문학 활성화' 문재인 '교육기구 개편' 호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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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0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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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공약’은 대선 예비후보들이 가장 공들여 내놓는 정책 비전 중 하나다. 후보들마다 굵직굵직한 공약들을 쏟아낸다. 전 계층의 관심이 큰 사안인데다, 교육 정책의 변화는 도미노처럼 사회 전반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전문가들 눈으로 본 예비주자들의 교육 공약은 한국 사회에 얼마나 필요하고, 또 실천 가능한 것들일까.

1일 한국일보는 교육학과 교수, 교육시민단체 관계자, 장학사 등 교육전문가 11명에게 주요 대선 예비주자 6명의 교육공약에 대한 평가를 들어봤다. 이들은 공약에 대해 타당성과 실현가능성 측면에서 각각 ▦좋음(3점) ▦보통(2점) ▦나쁨(1점)으로 평가했다. ‘인문학 교육 활성화’ ‘교육 기구(거버넌스) 개편’ 공약이 필요성이 높게 인정된 반면, ‘학제 개편’이나 ‘사교육 폐지 국민투표’ 등은 실현가능성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됐다.

인문학ㆍ교육기구 개편 공감

전문가들에게 가장 큰 공감을 얻은 공약은 안희정 충남지사의 ‘인문학 교육 활성화’ 였다. 타당성, 실행가능성 면에서 총 55점(만점 66점)을 받아 전체 13개 공약(평균 42.2점)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특히 단순 지식인을 양성하는 교육보다는 인간성 함양에 중점을 두겠다는 안 지사의 구상이 4차 산업혁명 시대 방향성과 잘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높은 점수를 줬다. 자칫 기술ㆍ과학 교육 만능주의가 만연할 수 있는 4차 혁명 시대에 인간 고유의 역할 범위를 넓히려면 되레 인문학이 긴요하다는 것이다.

다만 대학 입학시험과의 유연한 연계가 선행돼야 실현 가능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인문학 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된 건 오래지만 입시 위주 시스템 속에서 후순위로 밀리는 등 한계점이 분명했던 탓이다. 김병주 영남대 교육학과 교수는 “현재도 중요한 목표이며 앞으로도 지켜가야 할 교육 방향이라 판단된다”면서도 “하지만 한국 교육환경 특성상 입시와 연결되는 세부안을 분명히 내놓지 못하면 실현 불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 등이 내세운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등 교육 기구 개편안 역시 전문가들의 높은 지지를 받았다. 교육부 기능을 축소(문 전 대표)할 것이냐, 아예 폐지(안 전 대표)할 것이냐에 대해선 의견 차가 다소 있었지만 각각 52점, 43점으로 평균을 웃돌았다. 김용일 한국해양대 교직과 교수는 “교육 정책 독과점 상태를 해소하는 차원에서 교육 기구 개편은 충분히 검토해볼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학제개편ㆍ특목고 폐지 등은 의견 갈려

반면 안철수 전 대표의 학제 개편 공약에 대해서는 그 화제성에 비해 평가가 좋지 않았다. 현재의 ‘6(초)-3(중)-3(고)‘ 학제를 ‘5(초)-5(중ㆍ고)-2(진로탐색ㆍ직업학교)’로 바꾸자는 게 골자. 타당성과 실현가능성 면에서 각각 17점, 13점을 받아 최하위에 머물렀다. 인성ㆍ창의교육의 저변을 넓힐 수 다는 게 안 전 대표의 설명이지만 교육과정, 교원양성 방식 개선 등이 우선돼야 실현 가능하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정제영 이화여대 교육학과 교수는 “한국의 학제개편을 위해선 비용이 2조원 이상이 든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교육 근간을 흔드는 정책인 데다 엄청난 비용도 소요되는 만큼 우선 타당성 검증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남경필 경기지사의 ‘사교육 폐지를 위한 국민투표 실시’는 실현가능성 면에서 가장 낮은 점수(12점)를 받았다. 국민투표로 사교육 금지에 대한 찬반을 묻고, 찬성 의견이 많다면 사교육의 구체적 범위와 처벌 수위를 법률로 정하겠다는 게 남 지사의 구상이다. 홍후조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경제적 파급 효과 등을 고려했을 때 실현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꼬집었다.

의견 차가 극명한 공약 중 하나는 남 지사,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등이 내세운 특수목적고등학교(유 의원의 경우 외고폐지) 및 자립형사립고 폐지안이었다. 총점은 각각 47점, 44점으로 모두 높았지만 과거 비슷한 시도가 거센 반대로 무산된 경험이 있는 만큼 단순 접근해선 안 된다는 의견이 많았다. 대신 “미국의 차터스쿨(자율형공립학교)처럼 추첨을 통해 학생을 선발해 형평성도 높이고 공교육 활성화를 도모하자”(박주형 경인교대 초등교육과 교수) “누구나 원하는 학생이면 입학할 수 있게 특목고와 인근 일반고 수업을 호환 구조로 개편하자”(김성천 경기교육청 장학사) 등의 대안이 제시됐다.

문 전 대표의 ‘국공립대 공동학위제’를 두고도 의견은 엇갈렸다. 서울대를 비롯한 지방 국공립대가 하나의 대학처럼 강의를 교류하고 같은 학위를 부여해 대학 서열화를 완화한다는 측면에서 고려해볼 만하지만, 사회적 수용이 쉽지 않을 것이란 평가다. “대학서열화는 초ㆍ중ㆍ고 교육현장뿐 아니라 채용시장까지 왜곡하므로 타당성은 가장 높다”(안상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연구소장)는 긍정론과 “수준ㆍ형태가 천차만별인 국공립대 평준화가 가능할지 의문”(홍후조 교수)이라는 반론이 팽팽했다.

전문가들은 예비 주자들의 공약이 선명해지려면 섬세한 원인 진단과 단계적 실행계획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대증적 처방을 하기 보다는 우선순위를 정하고 액션플랜을 짜는 등 세밀함이 보충돼야 한다”며 “나아가 교육뿐만 아니라 경제, 문화 면에서도 함께 움직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평가에 참여해주신 전문가들 (가나다 순)

김병주 영남대 교육학과 교수, 김성천 경기교육청 장학사, 김용일 한국해양대 교직과 교수, 김재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 박주형 경인교대 초등교육과 교수,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 송재혁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 안상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연구소장. 정제영 이화여대 교육학과 교수. 진동섭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 홍후조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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