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측, 탄핵 불복 작심한 듯 ‘헌재 농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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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측, 탄핵 불복 작심한 듯 ‘헌재 농단’

입력
2017.02.22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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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에 대한 지식 입증해라”

“국회 측 수석 대리인이냐”

재판관들 향해 막말ㆍ삿대질

3월13일 이전 파면 결정 땐

‘탄핵 불복’ 취지 서면 제출도

최종변론 기일 27일로 연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16차 변론기일인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심판정에서 서석구(맨 왼쪽) 변호사를 비롯한 대통령 측 변호인단이 대화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박근혜대통령 법률 대리인단이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결정 불복 의지와 자세를 드러내 파장이 일고 있다. 박 대통령 측 대리인은 “3월 13일 이전 파면 결정을 내리면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취지의 준비서면을 변론기일 전날인 21일 헌재에 제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대통령 파면 결정 시 불복하겠다는 뜻을 담은 것으로 해석된다. 헌재는 22일 탄핵심판 16차 변론기일에서 대통령측이 준비부족을 이유로 한 연기 요구를 받아들여 최종변론 기일을 당초 24일에서 27일 오후 2시로 조정했다. 박 대통령측 반발에 상관없이 2주간의 재판관 평의 등을 거쳐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 퇴임일(3월 13일)전 ‘8인재판관 체제’에서 탄핵심판 결정을 내리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날 대통령측 대리인들은 대통령 탄핵심판을 파탄으로 몰고 갈 작정인 듯 탄핵심판과 재판관 흠집 내기 등 상식 밖의 막말과 선동을 마구잡이로 쏟아냈다. 재판관에 대한 무례한 태도도 여과 없이 드러내는 등 신성한 탄핵심판정은 사상 초유의 재판관ㆍ법정모독으로 더럽혀졌다.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출신 김평우 변호사는 발언 기회를 얻은 뒤 “재판관 이름을 거명해서 법적 문제점을 다투겠다”며 주심 강일원 재판관을 우선 겨냥했다. 강 재판관은 재판 초반 대통령측이 문제를 제기한 국회의 탄핵 소추안 의결에 대해 노무현 전 대통령 사례를 들어 쟁점으로 삼지 않겠다고 정리했었다. 그는 강 재판관에 대해 “‘쟁점 정리’를 어떤 근거로 했는지 반드시 법적 근거를 대야 한다. 우리나라 최고 헌법전문가들을 증인으로 불러 (강 재판관의) 이론이 틀렸다는 걸 입증하겠다”며 새삼 탄핵소추 자체를 문제 삼았다. 그는 “강 재판관이 미국에서 법을 배웠다고 하는데 우리나라 헌법을 다 아는 건 아니다. 재판관들의 헌법에 대한 지식도 입증 사항”이라며 “이를 거부하는 건 재판부의 오만”이라고 소리를 질렀다.

강 재판관을 향해 “청구인(국회) 측 수석 대리인 아니냐”고 말할 때는 심판정이 술렁거렸다. 탄핵심판 결정에 임박해 재판관의 편향성을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역력했다. 김 변호사는 “최고의 명 변호사인 청구인 측 대리인이 발견 못한 부분을 재판관이 발견해서 꼬집어줘요? 어련히 알아서 끝낼 걸 뭐가 부족하다고 한 술 더 떠요?”라며 “그건 청구인의 수석대리인이지”라고 소리쳤다. 그간 대통령 측이 부른 증인이 재판정에서 모순된 진술을 할 때마다 강 재판관이 던지던 송곳질문을 비난한 것이다. 줄곧 미소를 지으며 정면을 응시하던 강 재판관도 어이가 없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보다 못한 이정미 권한대행이 “말씀이 지나치다”고 제지에 나서자 김 변호사는 한술 더 떴다. “죄송하게 됐네”라며 반말로 입을 연 김 변호사는 “이정미 재판관에게도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3월 13일에 맞춰 증거조사, 변론절차를 ‘과속’ 진행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후임을 임명할 수 있는)황교안 권한대행이 엄연히 있다”고 협박성 발언도 했다. 1시간 50분에 걸쳐 재판관들에게 등을 지고 줄곧 방청객에게 연설하듯 손짓 발짓을 하며 변론하던 김 변호사는 비난할 때만 재판관들을 바라보며 삿대질까지 했다.

도를 넘는 표현과 선동적 논리가 총동원됐다. 김 변호사는 박 대통령에게 탄핵 소추 이유를 사전에 알려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북한에서만 있을 수 있는 정치탄압”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특히 “100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한 사건이라 재판관 9명의 이름으로 선고를 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내란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또 “탄핵심판을 결정하면 촛불집회와 태극기 집회가 전면 충돌해 서울 아스팔트길 전부가 피와 눈물로 덮일 것” “헌재가 균형감이 없다면 대한민국이 내전에 들어가 100만 명 이상이 피를 흘린 영국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등 폭력행위 조장 발언과 함께 탄핵 소추 자체를 없던 일로 해야 한다는 황당한 논리도 폈다.

청구인(국회) 측의 탄핵소추장에 적힌 ‘비선조직’이라는 표현에 대해 “깡패 조직, 첩보 조직에서 쓰는 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국정농단’이라는 단어는 “조선시대 경국대전에도 없는 말” “삼족을 멸하기 위해 만들어 낸 탄핵 용어”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3월 13일 이전에 탄핵심판 선고를 해야 한다”고 밝힌 박한철 전 헌재소장을 증인으로 신청해 발언 진의를 묻겠다는 억지 주장도 펼쳤다.

초유의 재판관ㆍ법정 모독이 난무하는 데도 대통령 측 대리인들은 사전 합의라도 한 듯 아무도 김 변호사를 제지하지 않았다. 특히 대통령측은 변론종료에 임박해 기습적으로 “강 재판관에 대해 기피 신청하겠다”고 말했다. 재판부가 20분 가량 기피 신청을 검토한 끝에 각하하자 대통령 측 조원룡 변호사가 자리에서 일어나 “이정미 본인이 신상 해명을 해야 하는 당사자인데 기피 신청을 무시하고 재판 진행한다. 역사가 납득할 것 같느냐, 도대체 무슨 목적으로 이정미하고 권성동하고 한 편을 먹고”라고 소리를 지르며 심판정은 난장판이 됐다.

김민정 기자 fact@hankookilbo.com

박지연 기자 jy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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