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국방 장관은 3일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첫 회담을 갖고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연내 배치를 계획 대로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양국은 또 북핵 위협에 대응해 열리는 한미 간 합동군사훈련인 키리졸브(KR)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전략무기가 대거 한반도에 전개될 전망이다.
한민구 국방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이날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회담을 갖고 이 같은 방안을 논의했다. 한미는 또 북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맞춤형 억제전략을 발전시키고 미국 전략자산의 정례적 배치 문제를 지속적으로 협의해 가기로 했다.
트럼프 행정부 각료로서 처음 한국을 방문한 매티스 장관은 회담에서 “북한의 위협과 안정을 해치는 행동에 맞서 대한민국 국민 보호를 위해 매우 효과적인 미사일 시스템인 사드를 배치할 것”이라고 연내 사드 배치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그는 또 “동맹국을 방어하기 위해 확장 억제력 보장을 유지하는 미국의 의지는 확고하다”면서 “미국이나 동맹국에 대한 공격은 반드시 격퇴될 것이며 어떤 핵무기의 사용에 대해서도 효과적이며 압도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한국에 대한 확장 억제 공약도 확인했다. 매티스 장관은“우리 동맹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의 핵심 축”이라며“(이번 회담이)일본과의 3자 협력을 강화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한미일 3국 간 안보협력도 강조했다.
한미 양국이 한미동맹 강화와 확장억제 공약 등을 재확인함에 따라 ‘예측불가’의 트럼프 행정부 출범으로 한미 동맹에 변화가 올 수 있다는 우려를 일단 불식시켰다는 평가다. 그러나 사드 배치가 트럼프 정부 시대 한미동맹의 가늠자로 부상하면서 차기 정부에서도 사드 배치를 둘러싼 중국의 보복 조치 등 적지 않은 외교적 과제를 안게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기간 공약이었던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 문제는 이번 방한에서 거론되지 않았다. 정부 관계자는“북핵 위협과 관련한 정황을 매티스 장관이 청취하기 위한 자리였다”며“트럼프 행정부의 구체적 안보정책이 아직 수립되지 않았기 때문에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논의하기 이른 시점”이라고 말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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