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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는 '왕'의 목소리를 싣고

입력
2017.02.02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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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최수종이 2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KBS 라디오 개편 설명회에서 손으로 하트 모양을 그리며 27년만의 라디오 복귀를 알리고 있다. KBS 제공
배우 최수종이 2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KBS 라디오 개편 설명회에서 손으로 하트 모양을 그리며 27년만의 라디오 복귀를 알리고 있다. KBS 제공

"연기 할 때 대본을 철저하게 외우며 준비하는 성격인데 라디오는 즉흥적인 상황이 많아 고민했습니다.”

배우 최수종(55)이 KBS 해피FM '매일 그대와 최수종입니다' 진행을 맡으며 27년 만에 라디오 DJ로 돌아온다. 그는 1988년부터 2년 동안 KBS 라디오 '밤을 잊은 그대에게'를 진행한 바 있다.

6일 첫 전파를 타는 '매일 그대와 최수종입니다'는 청취자의 사연을 음악과 함께 소개하는 프로그램으로 매일 아침 9시부터 2시간 동안 방송한다. 최수종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KBS 라디오 개편 설명회에서 "편한 마음으로 청취자와 위로와 희망을 나누면 될 것이라는 생각에 (방송을)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사극 드라마에서 왕 역할을 도맡아 '다가가기 어렵다'는 선입견이 있지만, 그는 이번 기회를 통해 수더분한 ‘이웃집 남자 최수종’의 모습을 보여줄 생각이다. 그는 "슬픈 사연을 읽다 울면 어쩌나 걱정할 정도로 눈물이 많다"며 "청취자와 내가 서로 마음을 공유하고 치유하는 시간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27년 전에 비해 크게 바뀐 방송 환경에 적응하는 것도 최수종이 풀어야 할 숙제다. 요즘 방송은 실시간으로 청취자의 반응을 확인하고 이를 즉각 방송에 반영하기 때문에 돌발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이 더욱 중요해졌다. 최수종은 "사실 불안해서 리허설을 한 번 했는데, 초반엔 PD와 작가의 도움을 많이 받을 것 같다"며 "적응한 후에는 적극적으로 프로그램을 끌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최수종이 DJ로 발탁된 데는 모든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1990년대 복고 감성이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출을 맡은 김창회 책임프로듀서(CP)는 "요즘엔 복고 콘텐츠가 모든 세대에게 좋은 반응을 얻는다"며 "90년대 감성을 가지면서도 젊은 세대의 얘기까지 공감할 수 있는 연예인이 누가 있을까 생각해보니 최수종이라는 결론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청취율을 올려보겠다는 야심보다 '아침 햇살' 같은 방송을 만들겠다는 게 최수종의 다짐이다. "좋은 일은 배가 되도록 하고 슬픈 일은 나누면서 아픔을 덜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음악을 가르치듯 알려주는 방송이 아니라 무슨 일이든 함께 나누는 방송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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