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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이 더 힘든 축산농ㆍ방역공무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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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이 더 힘든 축산농ㆍ방역공무원들

입력
2017.01.29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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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줄 막히고 AI 추가 전파 우려

공무원들은 연휴 반납하고 방역

AI 방역 요원들이 차량을 소독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AI 방역 요원들이 차량을 소독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설 명절이라고 달갑지가 않아요.”

국내 최대 규모의 닭 산지인 경기 포천에서 육계(식육용 닭)농가를 운영하는 김모(55)씨는 설 연휴가 힘겹기만 하다. 조류인플루엔자(AI)의 여파로 몇 달째 돈 줄이 막혀 설 명절 비용을 대는 것도 부담스러워진 탓이다. 그는 “AI파동 이후 닭고기 산지 값이 30% 이상 떨어져 몇 달째 손해를 보고 있다”며 “연휴기간 농장에 AI가 옮을까 봐 아예 바깥출입을 하지 못했다”고 한숨지었다.

사상 최악의 피해를 낸 AI 여파로 양계농가들이 그 어느 때보다 힘든 명절을 보내고 있다. 민족 대이동이 벌어지면서 주춤하던 AI 전파 가능성이 높아지자 방역에 신경을 더 쓰고 있다. 여기에 AI 이동제한조치가 길어져 계란 출하가 지연되고 닭고기 소비위축으로 육계 산지 값도 떨어져 주머니 사정이 나빠진 것도 설 연휴가 반갑지 않은 이유이다.

애지중지 키우던 닭 등을 이미 살처분한 농가들도 몇 달째 벌이도 없는 데다 농장에 들일 병아리 값까지 폭등하는 등 입식 여건이 나빠져 수심이 가득하다.

29일 대한양계협회에 따르면 AI이전인 지난해 11월 1,100원이던 육계용 병아리 값이 최근 두 배로 치솟았다. 산란계 병아리 값도 40% 넘게 올랐다. 전국적인 살처분으로 병아리 수요가 늘고 산란계 어미인 산란종계의 피해도 심각해 공급이 줄었기 때문이다.

하병훈(69) 포천시양계협회 회장은 “이번에는 피해가 워낙 커 병아리 값이 폭등했고, 정부가 파동 이전 시세로 살처분 보상금을 지급해 농가들이 재기하는데 막막해한다”고 말했다.

AI방역 공무원들도 설 연휴가 고달프기는 마찬가지이다. 모처럼의 연휴지만, 비상근무 탓에 휴식을 생각할 겨를이 없다. 오히려 AI전파 우려가 커지고, 자칫 방역활동도 해이해질 수 있어 신경을 더 곤두세우고 있다.

송진영 양주시 축산경영팀장은 “방역공무원 대부분이 명절 차례만 잠깐 지내고 서둘러 현장으로 북귀했다”며 “연휴 기간 오히려 추가 전파 우려가 커 방역의 고삐를 더 죄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연휴 기간 비상 대책반을 가동 중이다. 611명의 방역요원을 투입, 17개 시군 내 AI 통제초소 50곳과 거점소독시설 42곳에서 방역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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