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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무관’ 윤정수, 설날 씨름으로 부활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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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무관’ 윤정수, 설날 씨름으로 부활 노린다

입력
2017.01.2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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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수가 전남 영암군 씨름 훈련장에서 연습을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암=김지섭기자
윤정수가 전남 영암군 씨름 훈련장에서 연습을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암=김지섭기자

천하장사 2회, 백두장사 7회 수상에 빛나는 ‘모래판 스타’ 윤정수(32ㆍ영암군청)는 최근 3년간 꽃가마에 오르지 못했다. 허리 수술로 재활을 거치면서 무관에 그쳤다. 설상가상 몸 담고 있는 현대코끼리 씨름단이 지난해 7월 해체됐고, 3개월 뒤에는 어머니가 하늘 나라로 떠났다.

힘겨웠던 2016년을 뒤로 하고 윤정수는 현대코끼리 씨름단을 인수한 영암군청 소속으로 2017년을 맞았다. 그의 목표는 24일부터 29일까지 충남 예산 윤봉길 체육관에서 열리는 설날 장사 씨름대회 백두장사 타이틀이다. 최근 전남 영암의 소속 팀 훈련장에서 기자와 만난 윤정수는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후 처음 맞는 명절”이라며 “많이 생각 나는 어머니에게 우승을 바치고 싶다”고 밝혔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선생님의 추천으로 샅바를 잡은 윤정수는 부평남초등학교를 다니다가 씨름부가 있는 부개초등학교로 놀러 갔는데 자신보다 체격이 작은 고학년 형들에게 패하자 승부욕이 발동했다. 원래 전학 갈 생각이 없었지만 바로 전학을 결심하고 본격적으로 모래판에 뛰어들었다. 씨름을 시작한 그는 승승장구했다. 2007년 성인 무대 데뷔 첫 해부터 설날장사 백두급 타이틀을 차지했고, 이듬해 천하장사에도 등극했다. 하지만 2013년 왕중왕전 통합장사 이후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

윤정수가 2012년 천하장사에 등극한 뒤 딸을 안고 꽃가마에 타고 있다. 통합씨름협회 제공
윤정수가 2012년 천하장사에 등극한 뒤 딸을 안고 꽃가마에 타고 있다. 통합씨름협회 제공

‘딸 바보’ 윤정수는 2012년에 태어난 딸 주하(5)의 한 마디에 자극을 받았다. 그는 “딸이 요즘 ‘아빠가 자꾸 진다’고 한다”며 “작년 천하장사 대회 때 경기를 보러 왔는데 ‘아빠, 그만 넘어져’라고 했다”고 멋쩍게 웃었다. 윤정수에게 주하는 복덩이다. 그는 2012년 4월 보은 장사씨름대회 백두장사, 6월 단오 대회 백두장사를 차지했는데 주하가 태어난 5월을 전후해 열린 두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윤정수는 “주하를 꽃가마에 두 번 태워줬는데 한 번 더 태워보겠다”고 다짐했다.

설날 대회를 준비하는 그의 몸 상태는 근래 들어 가장 좋다. 또 새 출발을 알린 영암군청팀의 주장까지 맡아 책임감도 강해졌다. 김기태(37) 영암군청 감독은 “주장으로서 후배들에게 모범을 보이기 위해 다른 선수들보다 더욱 열심히 훈련한다”며 “현재 컨디션이 좋기 때문에 설날 대회를 기대해 볼만 하다”고 칭찬했다.

윤정수는 “체력은 많이 올라왔는데 관건은 경기 체력”이라며 “과거에는 정상을 지키는 위치였지만 이제는 도전자 입장으로 신인은 물론 모든 선수가 라이벌이다. 언젠가는 내려와야 하지만 지금 몸 상태가 괜찮기 때문에 장사 욕심이 난다”고 의욕을 보였다.

그는 또한 “(해체된) 팀이 새 둥지를 찾아 심적으로 안정을 찾았고, 정상급 기량을 가진 동료들도 그대로 있다”면서 “천하장사를 했던 파트너들이니까 훈련할 때 큰 힘이 되고, 훈련도 실전처럼 100% 힘을 써서 씨름 체력을 키웠다”고 강조했다.

영암=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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