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비론(兩非論) 속에 침묵하는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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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비론(兩非論) 속에 침묵하는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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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08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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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0일 미국 워싱턴에 도착한 ‘평화의 소녀상’. 미국 워싱턴 인근에서 설치 장소를 구하지 못해 이날 환영회 직후 버지니아 주의 한 창고에서 보관 중이다. 연합뉴스

한국과 일본 사이의 과거사 갈등이 불거진 것에 대해 미국 정부는 일단 침묵 속에 물밑에서 양측 화해를 권고하는 분위기다. 한일 양국의 국민 감정과 직결된 민감한 문제인데다가, 버락 오바마 정부는 떠나는 입장이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진영에서는 정확한 입장을 내놓기에는 준비가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누구 편도 들지 못한 채 두 나라가 화해를 유지해야 한다는 어정쩡한 입장은 미국 언론을 통해서도 감지된다. 미국 유력일간지 뉴욕타임스는 7일자 ‘끝나지 않은 위안부 문제’라는 제목 사설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한국과 일본 간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지만, ‘한일 위안부합의’는 유지돼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 신문은 “지금 요구되는 것은 (한일) 양국과 미국이 2015년 12월 합의가 무너지도록 내버려둘 수 없음을 인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 현재 상황을 진정시키기 위한 일치된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는 위안부 합의가 1년 만에 위기에 빠진 배경에 대해 양비론적 입장을 제시했다. 이 신문은 “(부산 주재 총영사관 앞에 소녀상이 설치된 것에 대해) 일본이 합의 위반이라고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지적하면서도, “한국 역시 최근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방위장관의 야스쿠니(靖國) 신사참배에 대해 일본이 여전히 전쟁 범죄를 충분히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밝혔다. 부산 위안부 소녀상에 대해서도 “이 문제는 소녀상을 넘어, ‘일본이 위안부 문제에 대해 완전히 사과하지 않았다’는 한국민의 깊은 감정에 닿아 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한일 위안부합의에 대해 “두 나라가 북핵 위협, 중국의 영향력 확장에 공동 대응해야 하는데도 갈등하자, 미국 정부가 나서 중재한 것”이라고 소개하는 한편, 여건이 어렵더라도 합의가 폐기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신문은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에 따른 박근혜 대통령의 직무정지, 그리고 아시아 정책이 불분명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둔 현 시점에서 (합의 존중이) ‘무리한 요구’인 점을 인정하면서도, “아무것도 안 하는 데 따르는 위험이 너무나 명백하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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