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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어갈 곳 없는 김인식호, 도쿄행 가시밭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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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어갈 곳 없는 김인식호, 도쿄행 가시밭길

입력
2017.01.06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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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식 WBC 감독. 한국일보 자료사진
김인식 WBC 감독.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국 야구는 2013년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대만과 네덜란드에 덜미를 잡혀 1라운드 탈락의 고배를 들었다. 그에 앞선 두 차례 대회에서 4강과 준우승이라는 신화를 일궜기에 충격은 컸다. 오는 3월6일 개막하는 4회 대회에서 명예회복에 나서는 한국은 1라운드에서 다시 한 조에 편성된 대만과 네덜란드에 설욕을 벼르고 있다. 4개 팀 중 2위 안에 들어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2라운드에 진출한다.

한국은 대만, 네덜란드, 이스라엘과 함께 A조에 편성됐는데 특히 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맞붙게 될 첫 상대인 이스라엘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ㆍ2회 WBC에 불참한 이스라엘은 3회 대회 때 스페인에 패해 본선 진출이 좌절됐지만 이번엔 지난해 9월 미국에서 열린 브루클린 예선에서 1위에 올라 한국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이스라엘은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랭킹에서 남자 야구 부문 42위에 머물러 있다. A조 최하위로 평가 받지만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메이저리그 통산 124승을 거둔 베테랑 에이스 제이슨 마르키스(신시내티)가 한국전 선발로 예상되는 가운데 예비 엔트리에 포함된 야수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작 피더슨(LA 다저스), 라이언 브론(밀워키), 케빈 필러(토론토ㆍ이상 외야수), 이언 킨슬러(디트로이트), 대니 발렌시아(시애틀ㆍ이상 내야수) 등 현역 메이저리거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그나마 강타자 폴 골드슈미트(애리조나)가 최근 미국 대표팀 합류를 선택한 것은 호재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WBC는 부모나 조부모 핏줄이 있으면 출전할 수 있는데 메이저리그 선수들 가운데 이스라엘 출신이 제법 많고 마이너리그에는 더 많다”며 이스라엘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이스라엘 대표팀을 직접 보고 온 이종열(SBS스포츠 해설위원) 대표팀 전력분석원은 “쉽게 공략할 수 있는 투수들이 아니지만 변수는 65구 이상 투구 시 4일을 쉬어야 하는 WBC 규정이다. 상대 선발이 잘 던지면 투구수를 늘리는 방법, 초구부터 스트라이크를 던지면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방법으로 대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WBC 네덜란드 대표팀에 뽑힌 릭 밴덴헐크의 삼성 시절. 한국일보 자료사진
WBC 네덜란드 대표팀에 뽑힌 릭 밴덴헐크의 삼성 시절. 한국일보 자료사진

이스라엘에 이어 3월7일 만나는 네덜란드는 지난 대회에서 우리에게 0-5, 충격의 패배를 안겼던 팀이다. 네덜란드는 지난해 12월 도쿄돔에서 치른 일본과의 두 차례 평가전에서 정예멤버로 맞선 일본 마운드를 초토화하는 엄청난 화력을 자랑했는데, 지난 5일엔 국내프로야구 삼성에서 뛰었던 릭 밴덴헐크(소프트뱅크)의 합류를 발표해 마운드까지 화룡점정을 찍었다. 한국전 선발이 유력한 밴덴헐크는 2013년부터 2년 동안 삼성에서 뛰며 20승13패, 평균자책점 3.55를 기록했다. 특히 2014년에는 평균자책점과 탈삼진 2관왕을 차지했다. 김인식 감독은 “네덜란드가 A조에서 가장 강하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 상대인 대만(3월9일)은 국제대회에서 수도 없이 상대해본 팀이지만 여러 차례 한국의 발목을 잡았다. 4번타자 린즈셩을 비롯해 최근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로 이적한 외야수 양다이강 등 선발 라인업 대부분이 리그에서 타율 3할 이상을 기록했다. 반면 천관위(지바 롯데), 궈진린(세이부) 등이 선발진의 축을 이룰 것으로 보이는 투수력은 다소 약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종열 전력분석원은 “무조건 첫 경기인 이스라엘전을 잡아야 승산이 있다”면서 “한국은 정예 멤버 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태극마크만 달면 전력 이상의 시너지효과를 내 왔고, 1라운드를 홈에서 치르는 점은 분명 우리만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표팀 합류가 보류된 오승환(35ㆍ세인트루이스)은 6일 개인 훈련을 위해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로 출국에 앞서 “선수가 말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조심스러워하면서도 “선수는 언제든 던질 준비를 해야 한다. 일단 던질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들겠다”고 발탁만 되면 기꺼이 응할 뜻을 내비쳤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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