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결점 인공지능 목표… 구글 “완전자율주행 2020년 상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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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결점 인공지능 목표… 구글 “완전자율주행 2020년 상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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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04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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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망 벤처 나우토 시험차량

차창의 장지갑 크기 AI 센서가

‘위험’ 등 모든 정보 실시간 파악

테슬라, 구글을 바짝 뒤쫓아

“소프트웨어 검증만 끝나면

언제라도 자동주행 가능”

미국 실리콘밸리의 유망 자율주행차 벤처기업 나우토의 해리스 워런 기술개발 이사가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 센서의 성능을 시험 주행을 통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 오른쪽 아래 화면에 인공지능 센서가 외부 차선과 장애물을 그래픽으로 처리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지난해 12월15일. 미국 캘리포니아 팔로 알토(Palo Alto)시 포티지 애비뉴 380번지 주차장. 캘리포니아 북부의 전형적 지중해성 기후를 상징하듯 겨울인데도 영상 10℃안팎에 비가 내리고 있었다. 자율주행차 업계의 유망 벤처로 떠오른 나우토(Nauto)의 해리스 워런 기술개발 이사가 시험 차량으로 안내했다. BMW의 전기차 모델 i3였다. 회사 연구진들이 자랑하는 장지갑 크기 인공지능 센서가 앞면 차창에 부착되어 있었다.

“꽉 잡으세요. 거칠게 달릴 겁니다.” 말이 떨어지자마자 2차선 포티지 애비뉴로 차가 튀어나갔다. 틈만 나면 가능한 모든 불법을 저질렀다. 행인이 없는 걸 확인하고는 시속 100km까지 올렸고, 불법 유턴과 급회전도 거침없이 자행했다. 경찰이 있었다면 범칙금이 수 천 달러에 달했을 것이다. 5분간의 폭주가 끝나고, 워런 이사가 4G 무선통신망으로 클라우드 서버에 접속했다. 어느 새 위험 장면만 따로 편집해 보관되어 있었다. 센서가 차량 내ㆍ외부 정보를 종합한 뒤 인공지능(AI)이 ‘위험’등급으로 판정한 순간만을 서버로 보냈던 것이다. 두 번의 급정차 중 적색 신호였을 때의 정상 상황 대신 아무 이유 없이 급정차를 했던 순간만 보관되어 있었다. 워런 이사는 “나우토의 ‘머신 러닝’AI는 차량 내ㆍ외부 모든 정보와 위험을 실시간으로 파악한다”며 “미래 자동주행차량의 두뇌인 셈”이라고 말했다. 또 “기존 차량에 부착하면 이 센서는 완벽한 블랙박스 역할을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구글이 ‘웨이모’(Waymo)’라는 자회사로 독립시켜 개발한 ‘버블 카’의 실제 연속주행 장면.

실리콘밸리의 4차 혁명

60년대 반도체 혁명을 일으켰던 미국 실리콘밸리가 또 다른 산업혁명을 준비하고 있다. 운전자 없이 스스로 목적지를 찾아 가는 ‘자율주행차’혁명이다. 모든 혁명이 그렇듯 이번에도 도전자들의 무기는 혁신성이다. 구글, 애플, 테슬라, 우버 등 대형 정보기술(IT) 업체는 물론이고 나우토를 비롯해 죽스(Zoox), 코마, 드라이브 등 소수 정예 천재들의 벤처기업들도 고유의 AI 기술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2015년 설립된 나우토는 직원이 45명에 불과하지만, 자율주행차량 상용화에 결정적 역할을 할 기술을 개발했다. 대당 가격이 1,000달러를 훌쩍 넘는 ‘레이저 탐색기’(라이더) 대신 영상정보만으로 주행 상황을 정밀ㆍ분석하는 AI 알고리즘을 개발해 낸 것이다. 구글, 애플 등과의 경쟁에 뒤진 일본 토요타, 독일 BMW가 지난해 10월 각각 100억원이 넘는 돈을 나우토에 투자한 것도 이 기술이 탐이 나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발 경쟁에서 가장 앞선 곳은 구글이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자율운행 성능을 0에서 4까지 총 5단계로 분류하고 있는데, 구글은 최상위 완전 자율운행 4단계에 근접한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구글은 철저한 보안 속에 기술을 개발하고 있었다. 이미지 홍보를 위해 모형차를 공개하면서도, 실제 현장은 철저히 통제했다. 거듭된 취재 요청에도 마운틴 뷰의 ‘컴퓨터 역사박물관’에 전시된 ‘버블 카’모형만 공개했다. ‘버블 카’는 구글이 2011년 네바다 주에서 첫 일반도로 시험운행을 시작한 이후 300만㎞이상의 주행기록이 쌓인 차다. 전시된 ‘버블 카’ 내부는 단순했다. 시동버튼 외에는 운전대, 페달밖에 없었다. 내부 공간은 덩치 큰 승객 두 명이 편안하게 앉을 정도로 넓었다. 구글에 따르면 이 차의 부품은 기술보안 때문에 라이더와 같은 핵심 몇 개만 빼고 모두 직접 제작했다.

구글이 설립한 ‘컴퓨터 역사박물관’에 전시된 ‘버블 카’ 모형.
구글의 ‘버블 카’에 장착된 인공지능 센서가 교통정보를 수치정보로 인식한 영상. 자료: 구글

자율차량 핵심은 인공지능(AI)

특이한 건 실리콘밸리에서는 엔진, 바퀴, 스티어링 휠 등 기존 자동차 부품에는 관심이 없다는 점이었다. 이들은 주행 성능은 상수로 취급했다. 중요한 건 AI였다. 차량 내부와 도로의 위험을 정확하고 빠르게 인식하고 대응명령을 내릴 수 있는 AI 개발에 매달리고 있었다. 지난해 여름 테슬라 차량이 부분자율주행(오토파일럿) 상태에서 사망사고를 낸 이후 AI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졌다. 테슬라에 따르면 당시 사고는 AI가 옆에 다가선 흰색 대형 트레일러를 구름으로 잘못 인식하면서 발생했다.

2020년 상용화가 목표인 구글도 여전히 AI를 교육시키고 있었다. 기자가 찾은 지난해 12월16일에도 자율주행 개발본부 ‘구글X’ 건물에서는 창문을 검게 선팅한 ‘버블 카’가 일반 도로에서 테스트를 진행했다.

구글의 개발 목표는 무결점 AI로 알려졌다. 300만㎞주행 중 20여건의 사고가 났고 AI 오작동에 의한 것은 단 한차례에 불과했지만, 더욱 정교하게 만들겠다는 얘기다. 나다니엘 페어필드 수석 엔지니어는 한 강연회에서 “차량 사고의 90% 이상이 인간 운전자의 잘못에 의해 발생했다”며 “구글 AI가 상용화하면 이런 위험이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후발 주자들의 추격

구글을 바짝 뒤쫓는 업체는 미국의 천재 사업가 엘론 머스크의 테슬라다. 샌프란시스코와 워싱턴DC 타이슨스코너의 테슬라 매장 관계자는 “주행 소프트웨어에 대한 검증만 끝나면 자동주행은 언제라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매장에서는 실제로 자율주행 기능인 ‘오토파일럿’의 작동원리 및 안정성을 집중 홍보하고 있었다.

테슬라도 내부적으로는 자율주행 상용화가 임박했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처럼 개발 동향의 외부 유출을 통제하고 있지만, 모델-S 등 테슬라가 출시한 전 차량의 자동주행을 가능하게 만드는 프로그램 개발이 진행 중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지난해 오토파일럿 사고 이후 최고경영자(CEO) 엄명으로 연구 인력의 대외 접촉이 철저하게 통제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조용범 미국사무소장은 “테슬라와 구글의 기술 격차가 최근 급속히 좁혀졌다”고 평가했다. ‘알파고’가 수많은 기보(碁譜)를 복기해 이세돌 구단을 이겼던 것처럼 AI 성능은 데이터 집적이 많을수록 강해지는데, 테슬라는 시중에 팔린 12만대 전기차를 통해 매일 엄청난 주행기록을 쌓고 있다.

구글, 테슬라에 미치지 못하지만 애플과 우버, 리프트 등 다른 IT 업체도 자율주행 경쟁에서 뒤지지 않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들 역시 미국 자동차 연구개발 중심지인 디트로이트 대신 AI 연구개발 인력이 집중된 실리콘밸리에 연구시설을 구축, 관련 AI 개발 및 주행시험을 진행 중이다.

완성차 업체들도 가세

자율주행차 주도권이 IT 업계에 넘어갈 조짐을 보이자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지난해 중반 이후 실리콘밸리로 모여들고 있다. 실리콘밸리 정보에 밝은 컨설팅업체 ‘왓치 디스 스페이스’의 진 마이어 대표는 “토요타, BMW, GM, 포드, 벤츠, 볼보 등도 자율주행차 핵심은 AI라는 판단에 따라 실리콘밸리 인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 가운데 특히 일본 토요타의 움직임이 더욱 두드러진다”며 “미국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의 전직 무인자동차 연구책임자를 실리콘밸리 연구소장으로 영입하는 등 뒤처진 기술력을 인력 스카우트로 만회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토요타는 기술제휴를 맺은 나우토 본사 인근 건물 1층에 대규모 사무실을 마련하고도 빌딩 안내판에는 이름을 내걸지 않는 등 철저한 보안 속에 자율주행차 시대를 대비하고 있었다.

팔로 알토ㆍ마운틴 뷰ㆍ새너제이(미국)=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테슬라 차량의 실제 주행 장면. 자료: 테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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