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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박영신' 집회 1000만 돌파... 촛불로 새해 밝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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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박영신' 집회 1000만 돌파... 촛불로 새해 밝히다

입력
2016.12.31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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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ㆍ진실 바로서길’ 광장 메운 송박영신 메시지

들뜬 축제 분위기 속에서도 여전히 엄중한 퇴진 구호

보수단체도‘송화영안’기조로 맞불집회

3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퇴진 10차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연 인원 1,000만 돌파를 발표하자 폭죽을 터뜨리며 기뻐하고 있다. 정반석 기자

“희망을 걸 수 있는 새해, 새 대통령을 맞이하는 게 우리의 바람입니다.”

31일 서울 광화문광장은 박근혜 정권 퇴진을 바라는 90만 촛불로 다시 물들었다. 지난 10월 29일 3만으로 시작한 촛불집회는 이날 오후 9시쯤 연 인원 1,000만여명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이날 시민들은 다사다난했던 병신년(丙申年)을 보내고 희망이 가득한 정유년(丁酉年) 새해를 기원하며 두 손에 촛불을 움켜 쥐었다. 이날 오후 본집회 직전 시민자유발언대에 오른 자영업자 이순주씨는 “어둠 속에서 기꺼이 촛불을 밝혀 준 시민들의 힘을 얻어 10번의 촛불집회에 모두 참석할 수 있었다”며 “새해에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이어 대선에서 진실된 대통령이 뽑히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5시30분 광화문광장에서 시민자유발언을 시작으로 ‘송박영신(送朴迎新ㆍ박근혜 대통령을 보내고 새해를 맞음)’ 10차 촛불집회를 열었다. 올해 마지막 날과 새해 첫날에 걸쳐 열리는 만큼 다양한 행사와 공연이 함께 어우러진 이날 집회는 어느 때보다 축제 분위기로 달아올랐다.

시민발언대에 오른 참가자들은 새해를 맞는 각양각색의 소회를 쏟아냈다. 최순실 게이트와 박근혜 대통령을 향한 분노도 있었지만 새해에는 거짓과 어둠이 사라지고 빛과 진실이 가득하길 바라는 희망의 목소리들이 이어졌다. 마이크를 잡은 중학교 1학년 김가윤(13)양은 “날씨가 점점 추워지는데도 촛불 들고 서로 곁을 지켜주는 시민들 모두가 있어 올해를 따뜻하게 보낼 수 있었다”면서 “정의를 무너뜨린 박근혜 정권을 넘어 새해에는 어둠에 묻힌 진실들이 속속 밝혀지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고 간절한 마음을 드러냈다. 광장 곳곳에는 본집회 전부터 시민들이 붙여 놓은 송박영신 메시지가 눈에 띄었다. 시민들의 새해 소망 문구가 쓰인 30m짜리 대형 천은 주한 미국대사관 앞 차벽에 전시됐고, 길 건너에는 시민 수천 명의 새해 소원 3가지가 담긴 종이배가 해치마당을 노란색 물결로 수 놓았다. 대형 천에 소망을 적던 자영업자 이호식(62)씨는 “허수아비 공직자들은 모두 사라지고 무슨 일이든 믿고 맡길 수 있을 만한 사람들이 국민의 뜻을 대변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오후 8시부터는 유명 가수들이 무대에 오른 ‘송박영신 콘서트’가 열렸다. “친박단체는 노래 ‘아름다운 강산’을 부를 자격 없다”고 발언해 화제를 뿌린 록밴드 시나위의 신대철과 지난달 19일 집회에서 “세계에서 가장 폼 나는 집회를 만들자”고 참가자들을 격려했던 가수 전인권 등이 모습을 드러내자 시민들은 환호했다. 신씨는 “여러분이 느꼈던 좌절감과 배신감을‘아름다운 강산’을 통해 날려 버렸으면 좋겠다”고 흥을 돋궜다. 공연 도중인 오후 9시10분 쯤 퇴진행동이 ‘집회 참가 총 인원 1,000만 돌파’를 발표하자, 시민들은 미리 주최 측이 나눠준 폭죽을 터뜨리며 자축했다.

청와대와 헌법재판소, 삼청동 총리공관을 향한 행진도 어김없이 이어졌다. 들떴던 집회 분위기는 오후 9시40분 행진 시작 후 엄중해졌다. 시민들은 ‘박근혜 퇴진’ 구호뿐 아니라 ‘황교안 퇴진’과 ‘김기춘·우병우 구속’을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자영업자 김기세(49)씨는 “새해에는 허수아비에 불과한 박근혜 대통령 말고도 그를 쥐고 흔든 최순실 김기춘 등도 모두 강력히 처벌받아야 한다”며 “촛불 민심은 대통령뿐 아니라 국정을 농단한 모두를 향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일갈했다. 청와대로 향하는 길목인 통인동에서는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의 ‘심야식당’ 행사도 열렸다. 행진을 마친 시민들은 보신각 제야의 타종식 행사에 합류해 촛불과 팻말을 들고 박근혜 정권 즉각 퇴진 구호를 외치며 새해 첫 날을 맞기로 했다. 일부 시민은 제야 타종이 33차례 이뤄지는 것에 맞춰 ‘제야의 나팔’을 33회 불기로 했다. 퇴진행동 관계자는 “1,000만 가까운 시민들이 토요일마다 광장에 모여 하나의 목소리를 낸 것은 역사에 오래 남을 일”이라며 “새해에도 시민들이 든 촛불이 어둠과 진실을 밝혀낼 수 있도록 촛불집회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보수단체도 이날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를 촉구하는 맞불집회를 열었다. 대통령탄핵기각을위한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2017 승리를 위한 송구영신 태극기’집회를 열고 ‘탄핵 원천 무효’ ‘태블릿PC 조작한 손석희를 즉각 구속’ 등을 주장하며 집회를 이어갔다. 전날 인명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친박계 핵심 인사들의 자진탈당 등을 요구해 어수선해진 당 분위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집회에 참석한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태극기 집회에 최순실 돈을 받고 나왔다는 말을 한 하태경 개혁보수신당(가칭) 의원은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며 “새빨간 거짓말로 국민을 거짓 선동한 사람은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변희재 미디어워치 발행인도 “JTBC 손석희 사장이 밝힌 최순실씨의 태블릿PC 입수 경위는 다 거짓이다. 그는 조작의 달인”이라며 맹비난했다. 일부 보수단체는 퇴진행동이 송박영신을 기조로 삼은 것에 맞서 송화영안(送火迎安ㆍ촛불을 영원히 꺼 버리고 2017년에는 안보가 최우선인 대한민국을 맞이한다), 송화영태(送火迎太·촛불을 보내고 태극기를 맞아들이다)를 내세웠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한소범 기자 beom@hankookilbo.com

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3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인근 주한 미국대사관 앞 차벽에 시민들의 새해 소망이 담긴 대형 흰 천이 걸려있다.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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