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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새누리당 비주류의 집단탈당, 보수개혁 출발점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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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새누리당 비주류의 집단탈당, 보수개혁 출발점 돼야

입력
2016.12.2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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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비주류 의원 34명이 오는 27일 집단 탈당해 신당을 만들겠다고 21일 선언했다. 탈당파의 간사 격인 황영철 의원은 “가짜 보수와 결별하고 진정한 보수 정치의 중심을 세우고자 새로운 길을 가기로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탈당파의 주축인 김무성 전 대표는 “새누리당이 박근혜 대통령 사당(私黨)으로 전락해 국민을 실망시켰다”고 했고, 유승민 의원은 “우리 자식들한테도 떳떳할 수 있는 보수”를 얘기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이 보수정당 분열의 결정적 계기가 됐지만 지난 4ㆍ13 총선 공천 당시 사생결단으로 이뤄진 계파 싸움에 비춰 본다면 뒤늦은 감도 없지 않다.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는 수준에서 이뤄지는 보수당의 분당은 정치사에 처음이라니, 무자비한 계파 패권주의와 사당화에 대한 환멸이 극에 달했다고도 볼 수 있다. 한편으로 새 살림을 꾸리게 될 비주류 의원들도 그동안 여당의 기득권에 젖어 오랫동안 부조리를 묵인하고 안주해 왔다는 비판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비주류 의원들이 앞으로 어떤 보수의 가치를 내세울지, 또 그것이 보수 정치의 획기적 전환점이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우선은 분당의 명분이 계파 패권과 대통령 사당화에 초점이 맞춰진 만큼 이를 여하히 극복해 낼 수 있느냐에 향후 출범할 보수신당의 성패가 달렸다.

주지하듯 우리 정치는 여야를 막론하고 대통령을 비롯한 보스가 당의 중심으로 강력한 구심력을 행사해 왔다. 정당 운영의 폐쇄성은 물론이고, 호위무사니 방패막이니 하는 온갖 계파주의 폐단도 여기서 비롯했다. 냉정히 말해 향후 출범할 보수 신당도 어떤 구체적이고 정치(精緻)한 보수가치를 중심으로 뭉쳤다기보다 대통령 선거의 조기 개최가 예고된 상황에서 당 주도권을 빼앗겨 옴짝달싹할 수 없는 상황에 반발한 결과로 해석된다. 더불어민주당의 우상호 원내대표의 지적처럼, “새로운 정책노선도, 정치실험도 아니며 대선 주자에 따른 정당의 분화”정도에 그친다면 보수 신당 창당은 정치적 생존권을 찾기 위한, 이합집산의 정당사가 재연되는 것일 뿐이다.

따라서 앞으로 보수 신당이 거창한 정치이념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분당의 원인인 계파주의와 보스 중심의 정당 운영 원리에서 벗어나 민주적 정당시스템을 구현할 방안 정도는 분명히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 가짜 보수니, 진짜 보수니 가릴 것도 없이 보수 신당이 우리 정치의 오랜 폐단을 극복하고 정당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으면 된다. 그렇게만 해도 국민 지지는 자연히 따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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