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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철의 관전 노트] 세계바둑 여왕, 오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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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철의 관전 노트] 세계바둑 여왕, 오유진!

입력
2016.12.12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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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 왕천싱 5단

백 오유진 3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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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궁륭산병성배에서 우승한 오유진(가운데).
제7회 궁륭산병성배에서 우승한 오유진(가운데).

<장면 13> 백1로 몰고 3으로 흑 여덟점을 따냈다. 궁궐 같던 흑 모양이 백집으로 바뀌었다. 판세는 180도로 뒤집혔다. 흑이 왼쪽에 뛰어들었지만 이미 힘이 빠졌다. 백을 다 잡을 수 없음을 알아차린 왕천싱이 돌을 거두었다.

오유진이 세계바둑 여왕에 올랐다. 우승상금 30만위안(5,000만원)을 받았다. 사람들이 축하를 해주는 곳에서는 정작 기쁨을 나타내지 못했다. 홀로 숙소로 돌아가 방에 들어가서는 펄쩍 뛰며 ‘꺄아악’ 마음껏 소리를 지르며 비로소 우승을 온몸으로 느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바둑을 그만두었다는 말을 들었다. 이번 우승으로 다시 바둑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가.

“누가 시켜서 할 때는 바둑이 싫었다. 부모님이 엄했다. 바둑 지면 혼나는 게 겁나 울기도 많이 울었다. 지금은 동료들과 어울려 연구회를 하며 바둑 공부하는 것이 즐겁다.”

-지난해 바둑대상 시상식에서 춤추고 노래하던 모습이 생각난다. 올해는 바둑 TV에서 해설도 하더라. 무대 체질인가.

“아니다. 그때를 생각하면 얼굴이 화끈거린다. 무대엔 다시 올라갈 생각 없다. 바둑 TV 녹화할 때는 떨렸어도 할만 했다.”

-바둑 뉴스와 댓글을 보는가.

“내가 나오는 뉴스와 댓글은 본다. 기분 나쁜 댓글도 있었지만 화가 날 정도로 심한 글은 없었다. 무슨 반응이라도 나오는 게 좋다. 아무 말 없는 것보다 꾸중이 더 낫다.”

-앞으로 목표는.

“여류 국수전에서 우승하겠다. 남자 프로와 경쟁력도 늘려야 한다. 랭킹 50위 안에 들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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