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모델 S는 3분기 미국 고급 승용차 시장에서 메르세데스-벤츠의 S클래스와 BMW 7시리즈를 제치고 1위에 오를 만큼 인기와 성능을 평가받고 있다. 테슬라의 국내 상륙이 임박한 가운데 국내 카셰어링 업계 1위인 쏘카는 테슬라의 모델 S70D로 시승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테슬라를 경험할 수 있다는 소식에 무려 2,500대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할 만큼 뜨거운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8일 테슬라의 모델 S70D를 타고 서울 성동구 카우앤독 빌딩에서 광진구 워커힐 호텔까지 왕복 14㎞ 구간을 시승했다.
세련된 모습의 모델 S70D는 첫 만남부터 마음을 사로잡았다. 모델 S를 닮은 스마트키를 소지한 채 다가서자 숨어 있던 손잡이가 튀어 나오며 잠금이 해제됐다. 엔진이 없어 전면(150ℓ)과 후면(744ℓ)의 트렁크를 합치면 무려 900ℓ에 달하는 적재공간을 사용할 수 있다. 내부는 마치 미래에서 온 차와 같은 인상을 줬다. 실내 중간에는 일반 태블릿 PC의 두 배 크기에 달하는 17인치 대형 터치 스크린만이 자리잡고 있었다. 인터넷부터 주행모드, 온도 조절 등 차량 내 모든 것을 하나의 스크린만으로 통제할 수 있다.
주행의 시작도 남달랐다. 별도의 시동 장치가 없이 브레이크를 밟기만 하면 시동이 걸렸다. 계기판에는 남은 주행 가능 거리, 속도, 전방 차량들이 실시간으로 나타나 레이싱 게임을 하는 기분이 들었다. 기어는 메르세데스-벤츠처럼 운전대 오른편에 위치했다. 강변북로에 올라서자 비현실적인 성능을 체감할 수 있었다. 가속 페달을 힘껏 밟자 폭발적으로 속도를 내며 튀어나갔다. 모델S의 공식 제로백(시속 0㎞에서 100㎞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5.2초에 불과하다. 전기차답게 주행 내내 요란한 엔진음이 없어 ‘음소거’를 한 듯 느껴졌다.
그러나 생각보다 전기 소모량이 많았다. 출발 전후 배터리 잔량에 따른 주행 가능 거리를 확인한 결과 왕복 14㎞를 달렸지만 40㎞(215㎞→175㎞)를 주행한 것으로 측정됐다. 모델 S70D의 공식 1회 충전 시 주행 거리는 386㎞(미국 기준)지만 실제로는 300㎞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선 실정법상 테슬라의 자랑인 자율 주행 기능‘오토 파일럿’을 쓸 수 없었고 구글맵이 적용돼 있어 지도는 나오지만 내비게이션을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은 아쉬웠다.
그럼에도 테슬라의 모델 S70D는 전기차를 비롯해 시중에 유통된 차들과는 차원이 다른 운전 경험을 제공했다. 쏘카는 내년 1월 3일 시승 행사를 마친 뒤 모델 S70D를 공유 차량으로 운영할 것을 검토 중이다. 테슬라가 내년 국내에 상위 버전인 모델 S90D를 출시하기 전에 전기차 혁명을 이끌고 있는 모델 S를 만나고 싶다면 쏘카를 통해 경험하는 것도 방법이다. 정준호 기자 junho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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