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새누리 전수조사 따른 5가지 표결 시나리오

친박ㆍ중립 성향 8명도 “찬성”
‘미정ㆍ표명 거부’ 43명이나
부동층 찬성 몰리면 최대 248표
숨은 반대표 몰표 땐 부결 가능성

한국일보가 7, 8일 이틀 동안 새누리당 소속 의원 128명 전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가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샤이 탄핵(숨은 탄핵 찬성표)’이나 ‘샤이 박근혜(숨은 탄핵 반대표)’ 현상이 나타난다면 탄핵안 찬성표는 최대 248표에서 최소 188표까지 매우 유동적일 수 있다.

새누리당 탄핵 찬성 33명... 이탈표 없다면 205표로 탄핵안 가결

본보 설문조사에서 새누리당 의원 중 탄핵 찬성 의사를 밝힌 의원은 33명이었다. 탄핵안 가결에 필요한 여당 내 지지선(28표)을 넘어선 숫자다. 야권(172표)에서 이탈 표가 없다면, 찬성표는 탄핵안 가결을 위한 의결정족수(200표)를 넘긴 205표라는 계산이 가능하다.

탄핵 찬성 의사를 밝힌 의원 33명 가운데는 친박계와 중립 성향의 범친박계로 분류되는 의원도 8명이나 포함돼 있다. 촛불민심이 표심에 미치는 영향이 만만치 않다는 정황이다. 이런 추세라면 비박계 공언대로 탄핵안은 가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청년 몫 비례대표로 공천장을 받아 친박계로 분류됐던 신보라 의원은 8일 페이스북을 통해 “국가권력에 대한 국민의 무너진 신뢰는 이미 회복불능 상태다. 대통령의 마지막 메시지도 국정 수습보다 분노를 키웠다”며 “소신과 양심에 따라 찬성 표결하겠다”고 공표했다.

부동층 가세 비주류까지면 215표... 중립까지면 222표

역시 최대 변수는 아직 입장을 정하지 못한 22명과 답변을 거부한 21명 등 ‘미정ㆍ표명거부’라고 밝힌 43명(46.2%)의 표심이다. 친박계가 26명(미정 12명, 표명거부 14명)으로 가장 많고, 비주류 10명(미정 4명, 표명거부 6명), 중립 7명(미정 6명, 표명거부 1명) 순이다.

부동층에는 비주류 핵심 의원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이번 전수조사에선 “무기명ㆍ비밀투표의 원칙에 어긋난다”며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원래는 탄핵 찬성파다. 때문에 이미 확인된 33명보다 탄핵안 찬성 표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부동층으로 분류된 비주류 의원 10명 전원이 탄핵 찬성 행렬에 동참할 경우 찬성표는 215표가 된다. 여기에 중립으로 분류된 의원 7명까지 가세하면 찬성표는 222표까지 늘어날 수 있다.

또 다른 변수는 탄핵소추 사유로 포함된 ‘세월호 7시간’ 부분이다. 부동층 일부가 이 문제로 탄핵 반대쪽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거론된다. 탄핵안 찬성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는 권성동 국회 법사위원장도 “대통령이 직무에 성실했느냐 여부는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심판 때 헌법재판소에서 사유가 안 된다고 판시한 바 있다”며 “탄핵 사유가 안 되는 문제를 탄핵 사유로 집어넣으면 탄핵심판 절차가 지연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일각에선 적어도 비주류 의원 5명이 세월호 7시간 문구 문제로 탄핵 대열에서 이탈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샤이 탄핵’으로 친박계 탈박 최대 248표... ‘샤이 박근혜’면 188표 부결

가능성이 크지는 않지만, 부동층에 있는 친박계 의원(26명)까지 탄핵 찬성으로 몰릴 경우 탄핵안 찬성표는 최대 248표에 달할 수도 있다. 친박계 부동층 가운에 초ㆍ재선 의원이 20명에 달하고, 민심의 영향을 많이 받는 수도권 출신과 비례대표 의원이 다수 포함돼 있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다. 탈박 현상이 현실화 할 수 있다고 보는 이유 중 하나다. 여권 한 관계자는 “초ㆍ재선이 당의 절대 다수이지만 친박계가 공천을 주도한 19ㆍ20대 총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한 만큼 한계가 있었다”면서도 “지금까지는 눈치보기에 급급했지만, 앞으로의 정치 행보를 위해서라도 이들이 ‘샤이 탄핵’층으로 커밍아웃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샤이 박근혜’ 효과가 의외로 클 수도 있다. 부동층은 물론 실명 공개를 거부한 탄핵 찬성 응답자까지 실제 표결에서는 탄핵 반대 표를 던질 경우 박 대통령 탄핵안은 부결된다. 실명으로 탄핵 찬성을 공개한 새누리당 의원은 모두 16명에 불과해 확실한 탄핵 찬성표는 아직 188표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서상현 기자 lssh@hankookilbo.com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 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정문에서 열린 예술행동위원회 주최 '박근혜 즉각 퇴진 및 구속수사를 촉구하는 문화예술인 기자회견'에 들고 온 만장이 바람에 나부끼고 있다. 홍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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