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회 한국출판문화상 예심]

나쓰메 소세키 장편소설 전집

나쓰메 소세키 지음ㆍ송세욱 옮김ㆍ현암사 발행

일본의 셰익스피어라 불리는 대문호지만 대표작 위주로 중복 출간이 많았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등 대표작은 물론, 연보에도 없는 잘 알려지지 않은 소설까지 담았다. 삶, 사랑, 고독, 죽음, 사회 등의 보편적 문제는 일본이라는 공간을 넘고 시대를 넘어 지금, 우리에게도 유효하다.

자연의 발명

안드레아 울프 지음ㆍ양병찬 옮김ㆍ생각의힘 발행

훔볼트로 인해 다윈은 비글호 항해를, 볼리바르는 남아메리카 혁명을 시작했다. 역사상 최고의 과학자라 불렸으나 지금은 거의 잊혀진 훔볼트를 복원하기 위해 베네수엘라의 열대우림에서 독일 예나의 해부학 실험실과 소로의 월든 호수까지 넘나든다. 과학적 엄격함에 문학적 상상력까지 더해졌다.

능호집

이인상 지음ㆍ박희병 옮김ㆍ돌베게 발행

미술사가들이 주목한 18세기 문인화가 이인상의 시와 산문에 대한 최초의 완역본이다. 그간 미술사가들은 그의 그림에 주목해왔다면 이번 책은 문인으로서의 모습을 재조명했다. 이인상의 간찰도 수록하고 생애와 사상을 정리한 논문까지 추가해뒀다. 16년을 들여 그의 화풍(畵風)과 서풍(書風)을 정리했다.

수소폭탄 만들기

리처드 로즈 지음ㆍ정병선 옮김ㆍ사이언스북스 발행

원폭을 넘어선 무기, 수소폭탄 개발사를 서스펜스 스릴러물처럼 그려냈다. 수소폭탄은 20세기 미소 냉전이 낳은 자식이었다. ‘공포의 균형’이라는 것인데 로버트 오펜하이머나 닐스 보어 같은 물리학자들, 해리 트루먼과 이오시프 스탈린 같은 정치인들은 물론 이승만까지 등장시켜 폭탄을 둘러싼 욕망을 묘사했다.

대화

갈릴레오 갈릴레이 지음ㆍ이무현 옮김ㆍ사이언스북스 발행

고전 중의 고전인 이 책은 1632년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가 됐다. 천동설이 무너지고 지동설이 널리 퍼지게 됐다. 1633년 갈릴레오는 종교재판에 서야 했다. 근대 과학의 여명기에 우주론을 둘러싸고 벌어진 치열한 지적 투쟁은 물론, 오늘날 천문우주과학을 낳은 갈릴레오의 탐구 정신도 맛볼 수 있다.

이탈로 칼비노 전집

이탈로 칼비노 지음ㆍ이현경 김운찬 옮김ㆍ민음사 발행

보르헤스, 가르시아 마르케스와 함께 3대 현대 환상문학가로 꼽히는 이탈로 칼비노의 책을 3년 걸려 번역 완간했다. 이탈리아 문학에 조예가 깊은 이현경 한국외대 교수와 움베르트 에코의 제자로 비교적 낯선 이탈리아 문학을 소개하고 있는 김운찬 대구가톨릭대 교수의 협업으로 완성한 전집이다.

저항의 미학

페터 바이스 지음ㆍ탁선미 등 옮김ㆍ문학과지성사 발행

제국주의적 억압에 대한 고발자로 이름 높았던 작가의 마지막 책으로 1937~1945년까지 유럽의 파시즘과 사회주의간 대결을 다룬 소설이다. 무수한 사료조사, 인터뷰, 현장답사 끝에 10년 동안 3권의 책으로 내놔 격찬 받았다. 번역에 9년의 세월을 들였고 실제 역사적 사례라는 점을 감안, 일일이 각주까지 달았다.

돈황학대사전

지센린 지음ㆍ고려대민족문화연구원 등 옮김ㆍ소명출판 발행

돈황학 연구자 120여명의 13년에 걸쳐 쓴 돈황학 연구의 결정판이다. 돈황학은 좁게는 막고굴 예술과 장경동 자료에 대한 학문이지만, 넓게 보면 돈황을 중심으로 한 실크로드 문화사 혹은 동서문화교류사라고 할 수 있다. 돈황학이 종교, 예술, 역사, 문화 등 다양한 연구분야의 기초연구로 꼽히는 이유다.

인간의 품격

데이비드 브룩스 지음ㆍ김희정 옮김ㆍ부키 발행

능력주의 시대는 자신을 있어 보이게 포장해야 하는 시대다. 자기를 내세우고 광고해야 한다. 그러나 이는 외적 찬사 없이는 버티지 못하는 나약한 영혼들만 만들어낼 뿐이다. 결함이 많은 내적 자아와의 끊임없는 투쟁과 성장 과정을 겪어봐야 한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외적 성공이 아니라 내적 성숙에 대한 단상을 담았다.

쇼와 육군

호사카 마사야스 지음ㆍ정선태 옮김ㆍ글항아리 발행

쇼와 일왕 시기 일본 육군의 병리 현상을 집중적으로 파고 들었다. 쇼와 육군 연구의 1인자로 꼽히는 저자가 방대한 증언과 자료를 모아 썼다. 일본에 관련된 여러 책을 번역한 정선태 국민대 교수가 번역을 맡았다. 기본 내용에 충실하면서도 정확하게 유려한 번역이 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심사평

번역 부문에서는 “번역되지 않으리라, 번역될 수 없으리라 생각한 책들이 번역됐다”는 평이 다수였다.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쓴 ‘대화’ ‘새로운 두 과학’이 대표적이다. 과학 분야 고전 중의 고전이지만 방대한 양과 과학적 내용 때문에 쉽게 번역될 수 없을 책으로 꼽혔다. 상대적으로 대중들이 읽기에 좋은 ‘대화’가 후보작에 올랐다. 지센린을 중심으로 100여명의 중국 돈황학 전문가들이 쓴 ‘돈황학대사전’도 격찬 받았다. “20세기 최고 학자라는 이의 책을 읽을 수 있게 해줬다” “질을 떠나 일단 이런 책을 번역해낸 것 자체가 격려해야 할 일”이란 얘기가 나왔다. ‘나쓰메 소세키 장편소설 전집’ ‘이탈로 칼비노 전집’은 한 작가에 대한 깊이 있는 접근이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이탈로 칼비노 전집’은 역자가 20여년간 천착해온 노력을 쏟아 부은 책이란 호평이 있었다. ‘능호집’ 역시 “굉장히 오래 공을 들인 역작인 것은 분명하다”는 평을 들었다. ‘쇼와 육군’ ‘자연의 발명’ ‘인간의 품격’ 등도 좋은 책에 대한 좋은 번역이라는 점에 모두가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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