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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번 ‘희생’한 조동화의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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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번 ‘희생’한 조동화의 고백

입력
2016.12.0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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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최다 희생 번트를 기록 중인 SK 조동화가 지난달 29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SK 제공
현역 최다 희생 번트를 기록 중인 SK 조동화가 지난달 29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SK 제공

명사 ‘희생’앞에는 ‘고귀한’이라는 형용사가 자연스럽게 따라붙는다. 다른 사람이나 팀의 목적을 위해 자신의 이익, 명예 따위를 버리는 희생은 언제나 훌륭하고 귀중하다. 야구는 스포츠 종목 중 유일하게 희생을 기록으로 인정해준다. 팀 승리에 자신의 아웃카운트를 바치는 희생 번트, 희생 플라이가 그렇다.

프로 17년차 조동화(35ㆍSK)는 이런 희생이 익숙한 남자다. 2000년 육성 선수로 SK에 입단해 2001년 처음 1군 무대를 밟고 한 길만 걸었다. 화려함과 거리는 멀지만 번트로 205차례 희생했다. 현역 선수로는 최다 희생 번트 기록이다. 역대 1위는 김민재 롯데 코치의 229개로 SK와 계약 기간이 2년 더 남은 조동화가 넘볼 수도 있다.

하지만 조동화는 머리 속에서 모든 것을 지웠다. 올시즌 팀 마무리 훈련 마지막 날인 지난달 29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만난 그는 “작전 수행 능력이나 번트는 항상 자신감이 있었는데 올해 중요한 순간 대타로 나가 실패한 후부터 부담이 생겼다”고 털어놨다.

올 시즌 부상과 부진 속에 76경기 밖에 소화하지 못한 조동화는 5강 싸움이 한창이던 10월1일 LG전에서 0-0으로 맞선 4회초 무사 1ㆍ2루에서 대타로 타석에 섰지만 보내기 번트에 실패하고 삼진으로 물러났다. 결국 갈 길 바빴던 팀은 이날 0-5로 졌다.

조동화는 “한국시리즈 때보다 더 떨리더라”면서 “기술이 있다고 해도 심리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이겨내려면 나는 ‘아직 멀었구나’라는 것을 깨달았다. 창피한 시즌이었지만 준비를 더 하고, 나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된 것은 소득”이라고 설명했다.

경기 중 조동화가 번트를 대는 모습. SK 제공
경기 중 조동화가 번트를 대는 모습. SK 제공

최근 프로야구는 극단적인 수비 시프트(변형 수비)가 펼쳐지고, 투수와 포수 배터리는 변화무쌍한 볼 배합을 가져가 번트 대기가 쉽지 않다. ‘번트 달인’ 조동화도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는 “이제 후배들의 기량이 많이 올라와 선의의 경쟁이 아닌 생존 경쟁이 됐다”며 “예전에는 9개 남은 200도루도 하고, 김민재 코치님의 번트 기록도 넘고 싶었는데 모든 욕심을 버렸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이달 1일부터 스프링캠프를 떠나는 내년 2월1일 전까지 비활동 기간을 보낸다. 두 달 간의 ‘방학’을 맞은 것이다. 올 한 해를 ‘실패한’ 시즌이라고 정의한 조동화는 얼마 남지 않은 선수 생활을 성공적으로 보낼 수 있도록 어느 때보다 철저한 몸 관리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미 스프링캠프를 떠나기 전까지의 개인 훈련 일정을 짜놨다.

조동화는 “내년이면 우리 나이로 37세”라며 “비활동 기간 후배들과 일본 돗토리에서 훈련하기로 했다. 아프면 경쟁을 할 수 없으니까 아프지 않게 몸을 철저히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지금 몸무게가 5~6㎏정도 쪘는데 스피드가 떨어지지 않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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