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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포레카, 대기업에 넘어가지 않게" 안종범에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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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포레카, 대기업에 넘어가지 않게" 안종범에 지시

입력
2016.11.2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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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선 실세' 의혹으로 구속 수감된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이 23일 새벽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마친 뒤 구치소로 향하는 호송차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비선 실세' 의혹으로 구속 수감된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이 23일 새벽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마친 뒤 구치소로 향하는 호송차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최순실과 광고회사 강탈 시도

박 대통령 개입 확인됐지만

구체적 협박 지시 증거 부족

‘공범’으로 지목하진 않아

차명 업체에 2억8000만원 일감

가족 직원 등재 월급 빼돌리기도

27일 구속기소된 광고감독 차은택(47)씨는 ‘문화계 황태자’다웠다. 광고회사 강탈 시도, KT 임원 인사 등 최순실(60ㆍ구속기소)씨와 박근혜 대통령이 연루된 각종 비리에 개입해 이권을 챙겼다.

대통령 지원받아 최순실과 포레카 강탈 시도

검찰에 따르면 지난해 초 최씨는 차씨와 함께 포스코가 매각 절차를 밟고 있던 알짜 광고회사 포레카를 ‘먹잇감’으로 지목했다. 두 사람이 함께 만든 광고회사 모스코스(당시 대표 김홍탁)를 통해 포레카를 인수하려 했으나 인수자격에 미달하자 인수업체로 내정된 중소 광고회사인 컴투게더피알케이(이하 컴투게더) 압박에 나섰다. 포스코가 롯데 계열 엠허브와 컴투게더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상태에서 최씨는 박 대통령을 움직였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2월 안종범(57ㆍ구속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게 ‘포레카가 대기업에 넘어가지 않도록 권오준 포스코 회장과 김영수 전 포레카 대표를 통해 매각 절차를 살펴보라’는 취지의 지시를 내렸다. 엠허브를 제외시키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것이다.

이후 차씨 등의 지시를 받은 김영수ㆍ김홍탁씨는 포레코 인수를 앞둔 컴투게더의 한모 대표에게 “(지분 인수 후) 대표는 김홍탁이 할 것이고 한 사장은 2년간 월급 사장을 하기로 얘기가 됐다”며 ‘슈퍼 갑(甲)’ 행세를 했다. 최씨 역시 김영수씨를 통해 “(포레카 지분 소유는) 모스코스가 80%, 컴투게더가 20%이며 조정은 안 된다”는 구체적 지침을 전달했다. 검찰은 박 대통령이 구체적인 협박을 지시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해 대통령을 공범으로 지목하진 않았다. 한 대표가 반발해 지분 강탈은 미수에 그쳤다.

측근을 KT 임원 만들어 68억 광고 받아

차씨는 지난해 최씨의 권력을 등에 업고 KT에 측근인 이동수씨를 임원으로 들여보낸 혐의도 받고 있다. 최씨는 차씨로부터 이씨를, 김영수씨로부터 그의 배우자인 신혜성씨를 추천 받은 뒤 다시 박 대통령을 움직였다. 박 대통령의 지시를 받은 안 전 수석은 황창규 KT 회장에게 이씨와 신씨를 채용해 달라고 요구했고, 박 대통령의 추가 압박이 더해져 이씨는 KT의 광고 업무를 총괄하는 IMC본부장(전무급)으로, 신씨는 IMC본부 상무보로 인사발령이 났다. 인사 개입의 결과는 최씨가 실소유한 광고회사 플레이그라운드가 지난해 10월까지 KT로부터 68억원 상당의 광고를 수주하는 것으로 돌아왔다.

정상회담 행사 이권 챙기고 횡령도

차씨는 2014년 12월 11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된 한ㆍ아세안 특별정상회담 만찬 및 문화행사 총괄감독을 맡으면서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들에게 부정청탁을 해 이권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차씨는 지인이 대표로 있는 영상물제작업체 H사를 문체부에 행사 대행업체로 추천한 후 자신의 차명 회사 엔박스에디트에 2억8,000만원 상당의 일감을 몰아주도록 했다. 차씨는 또 2006년부터 10년간 처와 부친, 지인을 직원으로 허위 등재해 급여를 받아 빼돌리고 개인적으로 사용한 고급 외제차량의 리스료를 회사자금으로 충당하는 등 아프리카픽쳐스 자금 10억원 가량을 횡령한 혐의도 드러났다.

차씨는 그러나 10억원 횡령 이외의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차씨의 변호인인 김종민 변호사는 “플레이그라운드는 최씨가 실소유주이고, 포레카 강탈미수 사건에서도 협박에 가담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차씨가 정부 일로 왕성하게 활동한 2015년에 매출이 반토막 나는 등 이득을 취한 사실이 없다”고 덧붙였다.

차씨의 변호인은 미르재단 비리에 깊숙이 연루돼 있다는 의혹도 부인했다. 그는 “어느 순간 차씨가 배제되고 미르재단 사무부총장인 김성현씨가 최씨의 오른팔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이어 “차씨가 중국에 있을 때 김씨가 전화해 ‘회장(최순실)이 형이 다 안고 가야 한대. 난 가볍게 갈 거야’라고 말했다”며 “차씨가 ‘네가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느냐’고 말했더니 그 후 연락이 끊겼다”고 전했다.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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