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내각 인사가 또 오리무중에 빠졌다. 국제적 얼굴마담이라 할 수 있는 국무장관직이 대선 기간 극렬 반트럼프 인사였던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주지사에 돌아가는 데 인수위 내 ‘충성파’가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CNN에 따르면 켈리앤 콘웨이 선거대책위원장은 24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주지사와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이 밋 롬니 전 주지사를 새 정부의 초대 국무장관으로 세우는 데 불만을 표했다는 폴리티코 기사를 공유했다. 그는 뒤이어 “(헨리) 키신저와 (조지) 슐츠는 세계를 돌아다니기보다 미국 내에 머물면서 대통령을 보좌했고, 충성스러웠다”는 트윗을 남겼다.
이는 사실상 대선 당시 반트럼프 노선을 탔던 롬니가 국무장관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데 불편함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콘웨이는 뒤늦게 “나는 트럼프ㆍ(마이크) 펜스 당선인과 나눈 대화를 트위터로 공개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하면서도 “반감을 전하는 것이 두 당선인 보좌로서 내 의무”라고 말해 롬니 국무장관 카드에 대한 인수위 내 ‘충성파’의 반발이 거셈을 시사했다.
콘웨이가 인용한 폴리티코 기사에 따르면 허커비 전 주지사는 23일 “롬니를 국무장관으로 지명한다면 트럼프를 위해 투표한 모든 성실한 노동자에 대한 모독”이라며 “트럼프가 다시 생각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깅리치 전 의장은 “내각 구성은 트럼프의 권리지만, 롬니처럼 트럼프에게 대놓고 적대적이지 않으면서도 외교정책 분야에 능통한 후보자들은 많다”고 밝혔다. 깅리치 전 의장은 국무장관 후보 중 하나로 대선 기간에 공화당 주류와 달리 꾸준히 트럼프를 지지하는 발언을 해 왔다.
지금까지 트럼프 내각 국무장관으로 거명된 인사로는 롬니와 깅리치 외에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존 볼턴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 니키 헤일리 사우스캐롤라이나주지사 등이 있다. 이들 중 대선 기간 반트럼프 인사로 분류됐던 헤일리 주지사는 트럼프로부터 유엔 주재 미국대사직을 제안 받고 수락했으나 외교 경험이 없다는 논란에 휩싸여 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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