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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석 "합의된 양다리요? 절대 안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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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석 "합의된 양다리요? 절대 안 되죠!"

입력
2016.11.21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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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석은 “애드리브를 잘 하는 배우라는 건 오해”라며 “저는 대본에 충실한 배우입니다”라고 말했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조정석은 “애드리브를 잘 하는 배우라는 건 오해”라며 “저는 대본에 충실한 배우입니다”라고 말했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짝사랑의 ‘짝’자도 모를 것 같은, 잘나디 잘난 남자가 절친한 친구와 교제중인 여자에게 들이댄다. 그것도 편의점 앞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나 너 좋아해도 돼?”로 시작한 이 남자의 고백은 밑도 끝도 없는 ‘돌직구’ 발언과 행동으로 여자의 마음을 뒤흔들어 놓는다. “짝사랑만 할게. 잠깐만 하자. 넌 정원(고경표)이 좋아해. 정원이한테 잘해. 나 너 좋아할게. 나 물음표 아니고 느낌표야. 즐겨. 즐겨라, 넌. 나한테 절대 흔들리지 마.”

대체 이런 남자에게 넘어가지 않을 여자가 몇이나 될까. 아무렇지도 않게 장난기 넘치는 고백을 하지만, 자신을 오랫동안 짝사랑하던 여자의 마음을 늦게라도 돌려 놓아야 하는 상황이 됐으니 그 마음이 오죽했을까. 지난 10일 종방한 SBS드라마 ‘질투의 화신’에서 이화신을 연기한 조정석은 능청스러우면서도 사랑스럽게 여심을 자극하며 자신의 매력을 발산했다.

‘질투의 화신’은 드라마 중반쯤(14회)부터 일명 ‘양다리 로맨스’를 시청자에게 보여준다. 두 남자가 합의하에 한 여자에게 “둘 다 만나달라”며 애걸복걸한다. 당사자들은 만감이 교차할 상황인데 이유는 단순하고 명확하다. 너무 사랑하니까.

현실이라면 어땠을까.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조정석에게 물었다. “합의된 양다리 로맨스가 가능한가”라고. 그의 대답은 명쾌했다. “절대 안 되죠. 내 여자를 두고 양다리를 걸치라고 하고 싶지 않아요. 어떡해서든지 상대방을 포기시킬 겁니다!”

드라마니까 가능하다는 이야기. ‘질투의 화신’에서 마초로 등장하는 이화신의 강한 카리스마가 슬쩍 느껴졌다. 조정석은 “그런데 드라마를 촬영하면서 단 한 번도 ‘나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 말했다. “사랑하는 여자에게 양다리 연애를 하라고 하는 남자는 없지 않냐”라며 반문도 했다. 그는 “나라면 상대 남자를 주먹으로 때려눕혀서라도 여자를 차지할 것이다”라며 웃었다.

조정석(오른쪽)은 지난 10일 종방한 SBS드라마 ‘질투의 화신’에서 공효진과 아기자기한 로맨스를 펼쳤다. SBS 제공
조정석(오른쪽)은 지난 10일 종방한 SBS드라마 ‘질투의 화신’에서 공효진과 아기자기한 로맨스를 펼쳤다. SBS 제공

호탕하게 웃는 그에게서 여유가 묻어났다. ‘질투의 화신’이 시청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어서리라. 10%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비교적 안정적으로 드라마를 마쳤지만, 사실 주변에서 출연 자체를 만류했다고 한다. 방송사 기자인 이화신이 유방암에 걸렸다는 낯선 설정 때문이다. 그러나 조정석은 남들이 우려했던 설정이 오히려 더 신선해 출연을 결정했다고 했다. 그의 소속사(문화창고)는 배우의 이미지를 생각해 만류했겠지만 조정석의 생각은 달랐다. “남자가 유방암에 걸려 (치료를 위해)교정브라를 하는 모습이 너무 신선했다”는 의외의 발언을 했다.

조정석은 드라마에서 교정브라를 직접 시연하기도 하고, 메인 뉴스 앵커로서 생방송 중 자신이 유방암 환자라는 사실을 공개하기도 한다. 파격 그 자체였다. 유방암에 걸린 ‘마초남’이라는 전복적인 반전 캐릭터라 그의 마음을 더 사로잡았다고 한다.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어필할 것 같았다고. 그는 “너무 재미있게 촬영도 했지만, 교정브라를 착용하고 있을 때는 가슴이 꽉 조여서 불편하기도 했다”고 작은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화신과 표나리(공효진)가 그리는 달콤한 로맨스에 비교하면 유방암이나 교정브라쯤은 그리 대수롭지 않은 에피소드에 불과했다.

조정석은 요새 “기분이 날아갈 것만 같다”고 했다. 드라마 촬영할 때는 느끼지 못했던 시청자들의 반응을 이제서야 느끼고 있단다. 최근 영화 ‘형’의 개봉(23일)을 앞두고 여러 지역을 돌며 홍보를 다닐 때 팬들의 환호를 받고 있다고 했다. “심지어 남자 팬들도 많아진 것 같다”며 웃었다.

조정석(오른쪽)은 영화 ‘형’(23일 개봉)에서 그룹 엑소의 멤버 도경수와 함께 진한 형제애를 보여준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조정석(오른쪽)은 영화 ‘형’(23일 개봉)에서 그룹 엑소의 멤버 도경수와 함께 진한 형제애를 보여준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형’은 그룹 엑소의 멤버 도경수와 진한 형제애를 그린 영화다. ‘질투의 화신’에서 까칠하지만 순정파인 남자를 연기한 조정석은 ‘형’에선 사기전과 10범으로 시각장애인 동생을 위해 살신성인하는 형 두식으로 변신한다. 똑 부러진 말투로 뉴스를 전달하던 이화신은 온데간데 없고 시종일관 거칠게 욕설을 내뱉는 두식이 있을 뿐이다. 그의 욕설은 영화의 시작과 끝이라 할 정도로 상영시간 내내 이어진다. 욕설이 무척 자연스러워 애드리브를 한 것 아니냐고 묻게 될 정도였다. 그는 “절대 애드리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주변에서 자꾸 “애드리브 잘하는 배우”라고 말할 때면 “억울하다”고 했다. 워낙 대사를 맛깔스럽게 잘 살리는 그의 연기력을 탓(?)해야겠다. 그는 “영화 ‘건축학개론’에서 (납뜩이가)키스를 설명하는 장면도 단어 하나하나 대본을 그대로 살린 것이다. 애드리브가 들어간 게 하나도 없다”고 강조했다. “저는 대본에 충실한 배우예요. 애드리브 잘한다는 말을 듣는 게 싫습니다. 작가 분들께서 얼마나 힘들게 대본을 쓰셨겠어요? 그걸 해치고 싶진 않아요.”

조정석은 “영화 ‘형’(23일 개봉)이 눈물만 빼는 신파극이라고 하지만 저는 재미와 감동이 함께 하는 영화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조정석은 “영화 ‘형’(23일 개봉)이 눈물만 빼는 신파극이라고 하지만 저는 재미와 감동이 함께 하는 영화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4년 전 납뜩이로 충무로에 이름을 알린 이후 ‘관상’(2013) ‘역린’(2014) ‘나의 사랑 나의 신부’(2014) ‘시간이탈자’(2016) 등 쉼 없이 일곱 작품에 출연했다. 더 이상 바랄 게 없을 듯한 그는 “흥행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관상’이 900만 관객을 모으며 ‘체면’을 세웠지만 ‘시간이탈자’ ‘나의 사랑 나의 신부’ 등의 흥행 성적이 저조했기 때문일까. “성적표가 좋은 배우라는 의미로 흥행배우가 되고 싶은 건 아닙니다. ‘조정석이 나오는 건 무조건 재미있다’는 믿음을 심어드리고 싶은 겁니다. 제 이름이 영화의 선택을 결정하는, 그런 배우이고 싶어요.”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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