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 처음 등장한 BMW의 사륜구동 시스템은 지난 30여년 동안 진화를 거듭했다. 앞ㆍ뒷바퀴에 고정 비율로 힘을 분배하는 초기 시스템에서 2003년 주행상황과 노면 상태에 따라 0.1초만에 0~100%까지 앞ㆍ뒷바퀴에 힘을 자동 배분하는 사륜구동 시스템인 ‘BMW x드라이브’로 발전했다. 당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X시리즈를 통해 소개된 x드라이브는 현재 3ㆍ5ㆍ7시리즈 같은 주력 세단 모델에도 적용되며 BMW의 똑똑한 사륜구동 시대를 주도하고 있다.
지난 10일 강원 춘천시 소남이섬에서 BMW의 SUV인 X시리즈 차량들로 BMW x드라이브의 주행성능을 체험했다. 커브길과 비포장도로로 구성된 구간 주행과 언덕, 롤러 등 BMW 측이 마련한 구조물 위를 달리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x드라이브는 지능적이면서 거침이 없었다. 이날 X5 30d를 타고 비포장도로로 구성된 좌방산 한치고개를 넘는 27㎞ 구간을 달릴 때는 힘차고 부드러운 주행성능을 과시했다. 급격한 커브길이 이어지면서 뒷바퀴가 코너 바깥으로 밀릴 수 있는 상황에서는 앞바퀴에 힘을 실어 차를 끌고 나가 쏠림 현상도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흙과 자갈이 뒤섞인 비포장도로의 경사면을 만나도 단단하고 균형감 있게 올라섰다.
언덕 위에서도 x드라이브 사륜구동은 안정적으로 움직였다. BMW측이 마련한 35도 가량의 언덕 구조물 중턱에서 정지한 뒤 재출발하자 뒤로 밀리지 않고 평지처럼 앞으로 힘차게 나갔다. 내려올 때는 x드라이브의 언덕하강조절장치(HDC)가 진가를 발휘했다. HDC로 시속 8㎞를 설정하자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일정한 속도로 안전하게 내려갔다.
x드라이브 시스템은 미끄러운 길도 평지처럼 바꿔놓았다. 가상으로 빙판 위 상황을 만들기 위해 차량의 우측 뒷바퀴를 제외한 나머지 세 바퀴를 롤러 위에 올려놓고 차량을 출발시켰지만 미끄러짐 없이 편안하게 앞으로 나아갔다. x드라이브가 미끄러운 노면을 파악한 뒤 상대적으로 접지력이 좋은 노면에 위치한 우측 뒷바퀴에 힘을 집중했기 때문이다.
BMW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 구매자의 36%가 x드라이브 탑재 차량을 선택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며 “x드라이브를 통해 계절과 주행조건에 상관없는 주행성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준호 기자 junho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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