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초의 여성 법무장관을 역임한 재닛 리노가 7일(현지시간) 파킨슨병 합병증으로 타계했다고 NPR 등 미국 언론들이 유가족들의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다. 향년 78세.
빌 클린턴 행정부 때인 1993년부터 2001년까지 미국 법무부를 이끌었던 리노 전 장관은 재임 중에 미국 사회에서 논란이 된 여러 사건들을 다룬 인물이다.
대표적인 사건이 취임 첫 해인 1993년 텍사스 주 웨이코에서 발생한 사교집단 '다윗파' 강제진압이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화재로 약 80명의 신도가 사망했고, 리노 장관의 지휘 책임론이 들끓었다.
1994년에는 클린턴 전 대통령과 현재 민주당 대선후보인 그의 부인 힐러리 클린턴이 모두 연루된 '화이트워터' 부동산 사기사건을 처리했고, 2000년에는 어머니 등 다른 사람들과 함께 쿠바를 탈출했다가 타고 있던 배가 침몰하면서 홀로 생존한 엘리안 곤잘레스를 쿠바로 송환하겠다고 결정하면서 공화당의 반발을 샀다.
리노 장관의 임기 중에는 1995년의 오클라호마 시티 연방정부 건물에 대한 대형 폭발물 테러 사건, 그리고 '유너바머'로 알려진 우편 폭발물 테러범 시어도어 카친스키 사건도 발생했다.
1938년에 태어나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에서 성장한 리노 전 장관은 코넬대와 하버드 로스쿨, 법무법인을 거쳐 최초의 플로리다 주 여성 검찰총장으로 임명된 뒤 15년간 재직했다. 퇴임 후인 2002년에는 플로리다 주지사에 도전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에릭 홀더 전 법무장관은 리노 장관이 평소에 "쉬운 길이나 정치적인 결단이 아닌, 뭐가 가장 옳은 일인지"를 항상 고민했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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