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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여권 후보 등판 희박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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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여권 후보 등판 희박해지나

입력
2016.11.0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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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회의적 입장 표명

“제3지대행 우려” 목소리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014년 1월 라틴아메리카-카리브국가공동체(CELAC)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쿠바를 방문할 당시 모습. AP=연합뉴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014년 1월 라틴아메리카-카리브국가공동체(CELAC)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쿠바를 방문할 당시 모습. AP=연합뉴스

‘최순실 게이트’로 대선지형이 급변하면서 ‘친박계가 미는 차기 대권주자’로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입지도 불투명해지고 있다. 새누리당 지지율이 급락하면서 선두를 달리던 반 총장의 지지율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에게 역전 당하자 친반기문 인사로 꼽히는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조차 “반 총장이 우리당으로 오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 총장의 측근 인사는 6일 본보 통화에서 그동안 반 총장이 친박 후보로 언급됐던 것과 관련해 “친박이든 비박이든 아전인수 격으로 이야기해왔다”며 “여권 후보라든가 야권 후보라든가 혹은 제3지대로 간다는 것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국내 정치에 개입하는 것이기 때문에 코멘트할 만한 이야기가 없다”고 말을 아꼈다. 반 총장 측이 그동안 여권의 차기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것에 암묵적으로 동의해왔다는 점에서, 여권과 거리두기를 시작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임기를 마치고 내년 1월 중순에 귀국할 예정인 반 총장은 최순실 게이트 파문과 관련해 지난달 말 “빠른 시간 내에 수습이 됐으면 좋겠다. 너무 걱정이 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에서는 반 총장의 제3지대행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 원내대표는 지난 4일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당이 완전히 버림받게 생겼는데 이런 당에 반 총장이 오겠느냐”며 “우리 당에 안 올지도 모른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 총장의 지지율이 떨어지긴 했어도 현재로선 10%가 넘는 여권주자는 반 총장이 유일하다.

일각에서는 이정현 대표를 비롯한 친박 지도부가 사퇴를 미루며 버티는 것이 반 총장을 대선후보로 끝까지 밀기 위해서라는 관측도 나온다. 친박 지도부가 물러나면 반 총장이 여권 후보로 등판할 가능성도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이다. 또 현재 야당이 요구하는 박근혜 대통령 하야가 현실화한다면 60일 이내 선거를 치르도록 돼 있어 아직 임기가 남은 반 총장은 대선 출전 기회 자체를 봉쇄당할 수도 있다.

당내 사정에 밝은 여권 관계자는 “친박계는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생각으로 ‘반 총장 띄우기’를 계속 할 수도 있지만 반 총장 입장에선 그동안 친박계가 정치공학적 필요로 자신을 지지한 것을 모를 리 없고 이젠 소수화된 친박계의 이용가치가 떨어졌기 때문에 다른 길을 모색할 가능성도 크다”고 전망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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